미국 언론들이 특사단 방북 성과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코리아] 대북특사단 방북 결과에 미국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3차 남북정상회담 합의 및 북한의 비핵화 의지 선언에 대해 놀라움을 표하며 북미대화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 발언의 신빙성을 놓고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 CNN·NYT, "북한, 놀라운 변화 보여“

뉴욕타임스는 6일(현지시간) “(정의용 수석특사의) 공식 성명에는 북한이 곧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해체할 것이라고 명시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합의는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문재인 대통령의 노력이 큰 진전을 이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북한이 지난 1월1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 발표 이후 태도변화를 보였으며, 평창올림픽에 북측 선수단 및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하면서 남북관계가 급진전됐다고 이번 합의의 배경을 설명했다.

CNN도 이날 “김정은이 남측과의 통일에 새 역사를 쓰기 원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CNN은 “북핵 위기에 대한 외교적 합의를 중재하려는 문 대통령의 노력이 특사단 방북으로 발전했다”며 “이번 방북은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가 가져온 해빙 무드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CNN은 또 ‘은둔의 나라’의 지도자인 김 위원장이 2017년 제임스 클래프 미 국가정보국장이나 중국 고위급 특사의 방북 시에도 직접 만나길 꺼려했다며, 대북특사단을 직접 접견한 것은 큰 변화라고 놀라움을 표했다.

호주 로위 국제정책연구소 유안 그레이엄 소장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이 올림픽 이후 모멘텀을 잃지 않기 위해 명확한 판단을 내렸다”며 “문 대통령은 최소한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갈등이 고조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긴장 완화의 역할을 수행하려 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 WP, "비핵화 의지 믿기는 이르다“

반면, 워싱턴포스트(WP)는 특사단 성과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WP는 지난 5일 북한 핵반응로가 플루토늄 생산을 재개했다는 인공위성 사진이 발표됐다며, 북한이 최초로 비핵화를 협상테이블에 올려놓은 것은 놀라운 변화이지만 이를 완전히 신뢰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WP는 또 김 위원장이 고립주의보다 대화 노선으로 선회한 것은 ▲핵무기 완성으로 북한의 협상력이 강화됐으며 ▲시진핑 사례로 경제적 개방과 정치적 독재가 양립가능하다는 사실이 증명됐고 ▲ 북한 천연가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러시아가 안보우산을 제공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즉, 굳이 이전의 폐쇄노선을 고집할 이유가 사라지고 대화로 얻을 이득이 더 커졌기 때문이라는 것. WP는 핵협상으로 주한미군의 존재 근거가 사라진다면 오히려 중국과 북한, 러시아에게만 이득이 될 것이라며, 그중에서도 여우같이 영민한 김 위원장이 가장 큰 이득을 얻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폭스뉴스, “트럼프 대북 압박이 불러온 결과”

폭스뉴스는 이번 특사단 방북 성과를 두고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밝힌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압박이 효과가 있다는 증거”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대가로 제재를 완화하기보다는, 완전한 비핵화에 이르기까지 제재 수준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폭스뉴스는 제재 강화로 인한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지만, 미국 본토를 타격할지도 모르는 북한 핵무기의 위험성이 더 크다며, 북한을 왕래하는 모든 선박들을 금지해 해상봉쇄를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현 단계에서 미국이 대북정책의 이니셔티브를 잃게 될 경우 선제타격이나 북한 핵보유 인정이라는 양자택일의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라며, 중국의 협조를 통한 강력한 제재로 북한이 완전히 무릎을 꿇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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