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골드위크 특수마저 사라졌다.'

최근 국내 여행사들은 시름이 깊다. 예년 같으면 국내로 밀려드는 일본인 관광객 맞이에 즐거운 비명을 질렀을 때다. 이달 말부터 일본의 공휴일이 몰려 있는 '골드위크'가 시작되기 때문.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엔화 약세, 대북 리스크 확산에 일본인 관광객이 '실종'된 것.

여행사들은 그나마 중국 관광객수 증가에 안도하고 있다. 북한의 대남 위협에도 중국인 관광객수가 꾸준히 늘면서 일본 관광객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분기 기준 관광객수도 일본을 넘어섰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2일 외국인관광객 유치 상위 국내 60개 여행사를 대상으로 '중·일 관광객 방문동향'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일본인 관광객수는 69만8000여 명으로 전년 같은 분기보다 22.5% 감소했다. 일본인 관광객수는 지난해 9월을 기점으로 7개월째 감소세다.

이는 지난해 9월 일본 정부의 통화정책이 엔저 기조로 선회함에 따라 원화가 상대적 강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해 3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제재 결의안을 채택하자 북한은 주변국들을 향한 위협의 수위를 높였다. 독도 영유권 갈등도 여전히 있다. 일본인들이 한국 여행을 기피하는 이유다.

실제로 여행사 60곳 중 93.2%는 오는 27일부터 내달 6일까지 일본 골든위크 기간에 일본 관광객의 예약이 줄었다고 답했다. '작년보다 늘었다', '작년과 비슷하다'는 응답은 각각 3.4%뿐이다.

올해 골드위크 기간동안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인 관광객은 전년보다 10.9% 줄어든 11만 4000명에 그칠 전망이다.

반면 일본인 관광객의 빈자리를 중국인 관광객이 채우고 있다.

올해 1분기 중국인 관광객수는 전년 같은 분기에 비해 37.8% 늘어난 72만3000여 명으로 일본인 관광객보다 2만5000여 명 많다. 분기 기준 사상 처음으로 일본 관광객수를 추월했다.

"일본인과 달리 중국인들은 북한의 위협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대한상의측의 설명이다.

최근 들어 북한의 위협 수위는 높아져 가지만 오히려 중국인 관광객 증가속도는 가속이 붙었다.

올해 중국인 관광객수는 1월 19만6000명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18%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2월(25만명) 44%, 3월(27만7000명) 51%씩 급증하며 일본인 관광객의 빈자리를 메우고 있다.

싸이 등 케이팝(K-POP)을 앞장 세운 한류의 힘과 값 싸고 편리해진 항공·교통편 증가에 힘입은 결과라는 게 대한상의의 분석이다. 실제로 올해 중국-제주 간 항공노선은 전년보다 15개 늘었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