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파이(Newsify) 홈페이지 캡처>

[이코리아]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삼성과 애플의 경쟁이 치열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갤럭시노트8를 출시하며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 승부수를 던졌고, 애플 또한 11월 아이폰Ⅹ의 국내 출시로 맞대응에 나섰다. <이코리아>는 양 사의 대표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노트8과 아이폰Ⅹ를 비교하고 경쟁 중인 두 기업의 향후 전망을 알아봤다.

◇ 성능·배터리 vs 편의성·디자인

아이폰Ⅹ는 초당 6000억 건의 연산 처리가 가능한 A11 바이오닉 칩을 장착해, 퀄컴사의 스냅드래곤835를 프로세서로 채택한 갤럭시노트8에 성능 면에서 한 수 앞선다. 미국IT매체 ‘톰스가이드’의 벤치마크 결과에 따르면, 아이폰Ⅹ과 프로세서와 램 용량이 동일한 아이폰8플러스가 갤럭시노트8에 비해 멀티코어 및 그래픽 성능에서 약 1.5배 정도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부하가 많이 걸리는 고성능 게임 등의 작업이 아닌 일상적인 용도에서는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다중 작업 등에 영향을 미치는 램(RAM)의 경우 갤럭시노트8은 아이폰Ⅹ의 두 배인 6gb의 넉넉한 용량을 자랑한다.

디스플레이는 두 기기 모두 큰 차이가 없다. 아이폰Ⅹ에서 사용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삼성에서 공급하고 있기 때문. 아이폰Ⅹ는 5.8인치, 갤럭시노트8은 6.3인치로 크기의 차이만 있을 뿐, 베젤리스 디자인으로 대화면의 느낌을 주는 것까지 비슷하다. 아이폰Ⅹ의 장점이라면 스펙상의 휘도는 더 낮아도 실제로는 더 높은 밝기를 보여준다는 것. 하지만 지나치게 긴 화면비(19.5:9)로 인해 최적화되지 않은 앱 실행 시 화면 위아래로 검은 공간이 보이거나, 상단의 M자 디자인으로 호불호가 갈리는 점은 아이폰Ⅹ가 갤럭시노트8에 비해 밀리는 부분이다.

배터리는 아이폰Ⅹ가 2716 mAh, 갤럭시노트8이 3300mAh이지만 실사용 시간은 오히려 아이폰Ⅹ가 더 길다. IT전문매체 폰아레나의 보도에 따르면 아이폰Ⅹ의 배터리 지속시간은 8시간41분, 갤럭시노트8은 7시간 50분이었다. 반면 충전시간의 경우 갤럭시노트8은 완충까지 1시간42분이 걸린 반면, 아이폰Ⅹ는 3시간9분이 필요했다.

카메라의 경우 두 기기 모두 2배 광학 줌을 지원하는 1200백만 화소의 광각 망원 듀얼카메라를 장착해 비슷한 성능을 보인다. 하지만 동영상 촬영은 4K 동영상을 60fps로 촬영할 수 있는 아이폰Ⅹ가 30fps 촬영만 지원하는 갤럭시노트8에 비해 앞선 기능을 제공한다.

이 밖에도 갤럭시노트8은 스타일러스펜 제공, 유선이어폰잭 장착, 한 등급 높은 방수·방진 기능, 스토리지 추가 등으로 기존 사용자를 배려한 편의성을 제공한 점에서 아이폰Ⅹ에 비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아이폰Ⅹ는 페이스ID 기능을 통해 한 단계 앞선 보안기술을 적용했으며, 홈버튼을 없애 좀 더 직관적인 사용을 가능하게 한 점을 내세웠다.

◇ 국내는 갤럭시노트8, 해외는 아이폰Ⅹ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삼성과 애플이 야심차게 내놓은 두 제품의 판매실적은 어떨까. 국내 시장에서는 삼성의 완승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노트8은 지난해 하반기에 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2017년 국내 판매량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반면 아이폰Ⅹ는 지난해 11월 국내 시장에 출시된 이후 두 달간 약 40만대의 판매고를 올려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40만대는 갤럭시노트8의 사전 예약판매량인 80만대의 절반 수준이다.

하지만 세계 시장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애플은 지난해 아이폰8, 아이폰8플러스, 아이폰Ⅹ 등 3종의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북미시장에서의 우위를 더욱 확실하게 다졌다. 미국의 시장조사기업 CIRP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아이폰 시리즈의 북미시장 점유율은 약 39%로 전기 대비 10%나 상승했다. 반면 삼성의 북미시장 점유율은 32%로 2017년 2~3분기 내내 지켜왔든 우위를 다시 애플에게 내줬다.

인도 시장에서도 빨간불이 켜졌다. 삼성은 2017년 들어 프리미엄 스마트폰 분야에서 꾸준히 인도 시장 1위를 지켜왔으나, 3·4분기 들어 애플에게 다시 자리를 내줬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470달러 이상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서 아이폰Ⅹ가 21%를 기록한 반면 갤럭시노트8은 8%에 불과했다. 아이폰7까지 더하면 애플의 인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거의 절반인 47%에 달한다.

◇ 아이폰 X 조기 단종 예상

두 모델은 모두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만 앞으로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양 사 모두 기존 모델을 통한 추가적인 판매실적 향상 쉽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의 경우 아이폰Ⅹ 출시 이후 북미·아시아 시장에서 삼성에 다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아이폰Ⅹ의 판매량이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는 것이 고민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아이폰Ⅹ의 전 세계 판매량은 약 2900만대로 업계 예상인 3100만대보다 약 200만대 적었다. 카날리스는 최저 스펙의 제품 출고가가 999달러일 정도로 고가인 점을 고려할 때 인상적인 판매고이지만 기대에 비하면 저조한 실적이라고 지적했다. 애플 사정에 정통한 밍치궈 대만 KGI 증권 애널리스트도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실적 부진으로 애플이 올해 여름 아이폰Ⅹ를 조기 단종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삼성도 갤럭시s9 출시로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경쟁에 다시 나설 전망이다. 삼성은 갤럭시노트8 출시로 2016년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의 불명예를 씻고 지난해 IM(IT·모바일)부문에서 전년 대비 10% 성장한 11조84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하지만 4분기 실적은 2조4200억원으로 2분기 4조600억원, 3분기 3조2900억원에 비해 점차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아이폰Ⅹ 출시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경쟁이 심화된 데다 중저가 시장에서도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이 약진하고 있기 때문.

갤럭시노트8만으로 스마트폰 부문의 실적부진을 만회하기는 역부족이다. 삼성은 신제품 출시로 전환의 계기를 삼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이달 25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갤럭시s9를 공개한 뒤 3월9일부터 국내 시장에 공식 출시할 계획이다. 조기단종·조기출시로 승부수를 던진 애플과 삼성의 치열한 경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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