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미국의 한 신용평가회사로부터 C+등급을 받아 화제가 되고 있다. <사진=Bitcoin.com 캡처>

[이코리아] 대표적인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미국 신용평가회사로부터 ‘C+’라는 낮은 등급을 받아 체면을 구겼다. 1971년 설립된 후 각종 금융 분야의 신용평가를 담당해온 미국의 신용평가회사 ‘와이스레이팅스’(Weiss Ratings)는 지난 24일(현지시간) 74종의 가상화폐에 대해 신용평가를 마치고, 이에 따라 A부터 F까지 등급을 부여해 발표했다.

와이스레이팅스는 자사 홈페이지에서 이번 신용평가 과정을 소개하며 가상화폐 등급을 결정하는데 ▲위험지수 ▲보상지수 ▲기술지수 ▲기본지수 등 네 가지 요소를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 중 위험지수는 여러 요인에 따른 가격의 가상화폐 시세의 변동성을, 보상지수는 평균적인 수익률을, 기본지수는 거래 속도와 시장침투력, 대중성 등을 평가해 매겨진다. 기술지수의 경우 익명성, 통화정책의 정교함, 코드개선의 유연성, 에너지 효율, 확장성 및 호환성 등을 종합해 평가한다.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관심을 끈 이번 등급평가에서 가장 놀라운 것은 비트코인이 C+ 등급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비트코인은 출시 이후 시가총액 1위 자리를 고수하며 가상화폐 시장의 ‘기축통화’로 불려온 대표적인 가상화폐다. 와이스레이팅스는 가장 많은 투자자가 참여하고 있고 높은 브랜드가치를 보유한 비트코인은 기본지수에서 A등급을 받았지만, 위험지수와 기술지수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시세변동이 심한데다 기술적으로도 다른 가상화폐에 비해 뒤쳐져있다는 것.

미국종합매체 CNBC는 이날 와이스레이팅스의 보고서를 인용해 “(비트코인은) 중대한 네트워크 병목현상에 직면했으며, 이 때문에 거래 지연 및 높은 거래수수료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계속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신속하게 소프트웨어 코드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즉각적인 메커니즘이 없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의 낮은 등급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자 와이스레이팅스가 이에 대한 공지사항을 게시했다. <사진=와이스레이팅스 홈페이지 캡처>

최근 국내 투자자들이 몰려 이더리움을 제치고 잠시 시가총액 2위를 차지했었던 리플도 C등급을 받았다. 와이스레이팅스는 리플 또한 비트코인과 마찬가지로 기본지수에서 A등급을 받았으나, 최근 큰 폭의 시세 하락이 반복되면서 위험지수에서 매우 낮은 등급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중앙집중화 수준이 높고 개발자에 의한 통제가 가능하다는 것도 기술지수에서 감점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이더리움과 이오스는 B등급을 받으며 74종의 가상화폐 중 가장 신뢰할만한 투자대상으로 선정됐다. 이더리움의 경우 다소 병목현상이 발견되고 있으나, 빠른 거래속도와 유연한 업그레이드로 인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 밖에도 스팀, 네오, 에이다 등이 B- 등급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라이트코인과 대쉬는 비트코인과 같은 C+, 모네로 C, 비트코인캐시 C-, 노바코인과 살루스는 D등급의 순이었다. 이번 평가에서 A등급을 받은 가상화폐는 단 하나도 없었다.

와이스레이팅스는 이번에 발표된 등급을 지나치게 확대해석하지 말 것을 부탁했다. A~C등급 범위에서 이뤄지는 다른 평가의 경우 C등급은 사실상 실패를 의미하지만, 이번 가상화폐 평가에서 C등급은 ‘보통'(Fair) 수준을 뜻한다는 것. 와이스레이팅스는 이어 D+ 등급 이하를 받은 가상화폐의 경우에는 “취약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와이스레이팅스는 이날 한국으로부터 가상화폐 등급평가 발표를 방해하기 위한 시도가 있었다고 밝혔다. 와이스레이팅스는 “한국 소셜미디어에 와이스레이팅스 홈페이지를 다운시켜야한다는 요청이 다수 올라왔다”며 “한국으로부터의 서비스거부(Denial of Service) 공격을 막아내느라 직원들이 밤을 새웠다”고 말했다. 와이스레이팅스 설립자 마틴 D. 와이스는 “자신들이 투자한 가상화폐에 대한 부정적 등급이 공개될 것을 우려한 사람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두려움을 드러냈다”며 “이것이 오늘 발표를 방해하려는 시도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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