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북미대화 가능성에 대해 열린 입장을 표명했다. <사진=더가디언 홈페이지 캡처>

[이코리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직접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또 남북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미국의 어떠한 군사행동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미 국무부는 북미대화를 위해서는 북한의 군사도발 중단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간) 서면 브리핑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문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가졌으며, “양국 정상은 북한에 대한 압박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는데 공감했다”고 전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적절한 시기와 환경 하에서 북한과 직접 대화에 열린 태도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2018 평창올림픽과 관련해서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직접 미 대표단을 이끌고 참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도 11일 “트럼프 대통령이 "월스트리트 저널이 최근 내가 북한에 대한 군사적 공격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으나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남북대화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어떤 군사적 행동도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알려주기 바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대화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위원장과도 통화할 수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나는 대화라는 수단을 항상 믿어왔다”며 “미국의 입장은 확고하지만 (김 위원장과의 대화는) 당연히 할 것이며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을 밝히고 “문 대통령이 우리가 한일에 매우 감사해했다”며 “(남북대화가) 미국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를 위한 성공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향후 몇 달간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외신들도 이번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대화 가능성을 시사한 점에 대해 기존 강경노선과 대비되는 발언이라며 비중 있게 보도하고 있다. CNN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오랫동안 강경한 대북전략을 고수해왔으나 이번 남북회담에 대해서는 큰 공을 세웠다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 또한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현재 좋은 대화가 이어지고 있다”며 “좋은 에너지를 보고 있다. 좋은 일들이 이뤄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태도는 “화염과 분노”, “로켓맨”, “완전한 파괴”, “더 크고 강력한 핵단추” 등 취임 이후 북한에 대한 발언 수위를 지속적으로 높여온 것과는 상반된다.

해빙 무드에 불구하고 북미대화의 “적절한 시기와 환경”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 바로 북한 비핵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발언 이후 전제조건 없는 북미대화를 의미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캐티나 애덤스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도 10일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북미대화를 위한 ‘적절한 환경과 시기’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도발적 위협, 핵 실험, 미사일 발사를 비롯한 무기실험 등의 즉각 중단이 (북미 대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한 신호”라고 답했다. 애덤스 대변인은 이어 “미국은 진지하고 신뢰할만한 한반도 비핵화 협상에 열려있으나, 북한은 현재 그런 대화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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