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기술은 맥킨지 글로벌 인스티튜터가 꼽은 12개의 파괴적 혁신기술 중 하나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신에너지는 연료전지, 수소에너지, 석탄액화가스화 등을 의미하며 재생에너지는 태양광, 태양열, 바이오, 풍력, 수력, 해양, 폐기물, 지열 등을 이용하여 생성되는 에너지이다. 맥킨지에 의하면 모바일인터넷이 2025년 1경원 이상의 경제적 영향력을 가져온다면 신재생에너지는 300조원 정도의 지극히 낮은 수준의 혁신을 가져온다고 한다. 하지만 탈원전공론화, UAE원전수출, 신재생에너지 의무발전의 확대로 재생에너지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사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이글에서는 미래의 재생에너지기술에 대하여 살펴보고 한국과 주요 선진국들의 국가전략에 대하여 살펴본다.

<사진 출처 = 픽사베이>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기술들

온난화로 대표되는 기후변화는 이미 세계적인 이슈이다. 이산화탄소가 없으면 지구는 평균 영하18도로 냉각되나, 너무 많으면 과열상태에 빠진다. 열대성 과일이 한반도에서 재배되고 대구는 '대프리카'라는 명성을 얻었다. 한국은 이정도이나 아프리카 킬리만자로에는 만년설이 사라지고, 아랄해는 바다가 거의 통째로 사라졌다. 찬공기는 북극권이나 상층부에 갇혀있어야 하지만, 한여름과 한겨울에 차가온 제트기류가 중위도 지방을 덮치기도 한다. 전세계 인구의 25%가 저지대에 살고 있는데 지속적인 해수면의 상승은 이들 국가들을 점차 바다속으로 밀어 넣고 있다.

유엔기후협약 총회 참석국가들은 2015년 파리협정을 채결하였다. 그 결과 선진국 이외에도 150개 참가국에 온실가스 배축감축 의무가 강화되었다. 한국은 전세계 온실가스배출 7위로 2030년까지 37%의 감축을 목포로 하고 있다. 협정에 의하여 부과된 새로운 의무는 재생에너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증폭시켰다. 재생에너지 관련 기술은 생산기술뿐만 아니라, 효율적인 송전 및 배전시스템을 포함한다. 최근 각광받는 스마트그리드는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여 사용자와 공급자의 상호작용으로 효율성을 높인 발전 및 배전시스템이다.

 

선진국의 재생에너지 전략

독일의 신재생에너지 이용율은 2015년 이미 30.4%에 달한다. 신재생에너지 이용율은 영국은 24%, 일본은 16%, 미국은 13%이며 한국의 신재생엔너지 이용율은 통계청의 자료에 의하면 2015년 4.6%에 달한다.

독일의 경우 2011년 원자력을 폐지하기로 결정하고 신재생에너지 이용을 확대하고 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독일정부가 풍력발전 등 관련 산업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함이란 분석도 있다. 설계와 건설에 고난이도의 기술이 필요한 대형풍력발전 산업을 육성하여 규모의 경제로 가격을 인하하며, 관련 기술을 전 세계로 수출하겠다는 야심이다. 일반적으로 원자력에 비하여 재생에너지는 3배 이상 비싼데, 독일도 가격문제 등으로 원자력폐지를 결정하기에는 무려 26년이나 걸렸다. 독일은 북해에서 불어오는 풍력이 충분하지만 한국은 풍속이 느려 발전에 불리하다는 지적이 있다. 한국의 일부 섬에 설치된 소규모 풍력발전도 예측을 밑도는 바람으로 적절히 가동되지 못했고 풍력 발전기가 방출하는 저주파소음은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필자가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과 독일의 하노버에서 겨울을 지내본 결과 북해에서 불어오는 칼바람이 결코 만만하지 않았다. 네덜란드는 풍차가 유명하지만 독일 전역에도 고풍스러운 풍차가 예전부터 가득했다.

영국의 신재생 에너지 사용비율은 24%로 높은 편이다. 50도가 넘는 고위도 지역이라 겨울에도 4시면 깜깜해지고 태양광이 풍부하지는 않지만 태양광 사용에 대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스코틀랜드 지역은 태양광은 부족하지만 풍부한 풍력, 해안의 파력과 조력이 가져오는 에너지를 잘 활용하고 있다. 영국의 페이브젠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압전타일처럼 사람이 밟으면 전기를 생산하는 타일을 이용하여 가로등이나 신호등을 밝히는 사업을 추진중이다. 이 회사는 2014년 브라질의 히우 지 자네이후에 압전장치가 달린 잔디축구장을 건설하기도 하였다.

필자가 거주한 미국 실리콘밸리 인근 사막에 위치한 파체코주립공원에 새벽에 서있으면 오래 서있기 힘든 강풍이 부는 경우가 많았다. 에너지 소비량이 많은 미국의 캘리포니아주 의회에서는 작년 ‘100%클린에너지법’이 발의되었다. 2045년까지 신재생에너지로만 발전을 하겠다는 법안이다. 상원은 통과하였으나, 기존 발전업체들의 반대와 실업 발생 우려로 하원은 통과하지 못하였다. 이와같이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높이려는 전 세계적인 노력은 있지만 반대도 만만하지 않다.

대기오염이 심각한 중국은 벌써부터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장려하고 있다. 항공기로 북경상공을 비행하면 여러 개의 공장에서 연기를 내뿜고 있으며 북경 상공의 공기가 흐린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북경주민들에게 마스크착용은 이미 일상화가 되었다. 다만 트럼프 등 주요 외국대통령이 방문할 경우 강제로 공장을 멈추도록 하여 극적으로 맑은 하늘을 연출한다. 최근 중국정부가 대기질 개선을 위하여 지속적으로 석탄의 사용을 제한하자, 청정연료인 가스공급이 부족해지며 가스대란이 중국을 덮쳤다. 가스부족으로 허베이, 산둥, 산시, 네이멍구 등에는 가스값이 40% 정도 넘게 폭등했다. 가격이 폭등해도 공급이 부족하여 공장과 택시회사 등은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엄동설한에 주민들은 발을 구르며 가스를 사용하는 택시를 기다려도 잡을 수가 없다. 여러 차례 석유대란과 가스대란을 겪은 중국은 태양광 등 관련 기술개발에는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한국의 한화큐셀 등이 만든는 모듈의 연간발전량은 1162kW로 세계최고수준이나 중국의 선파워의 경우 1152kw,JA솔라의 경우 1142kW로 중국의 태양광발전모듈 기술력은 한국을 바짝 추격해오고 있다. 중국은 안후이성에 세계최대의 40MW급 수상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기도 하였다.

 

자원빈국 한국, 에너지 강국 되려면

한국은 이미 발전공기업이 전체발전량 중 4%는 의무적으로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하여 발전하거나 발전된 전기를 구매하도록 하고 있다. 전세계적인 온실가스 감축 분위기로 한국 정부는 현재 5%인 신재생에너지 발전 규모를 2030년까지 무려 20%로 확대하고자 한다. 앞으로 5~10년 후에는 화석연료를 통한 발전단가와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발전단가가 서로 근접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는데, 이점은 태양광발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한국의 2015년 신재생에너지의 발전규모는 12,000MW이며 50%는 이미 수력에 의존한다. 그런데 수력발전은 설치장소가 한정되어 있고, 환경단체의 반발 등으로 급격한 증설을 하기 힘들다. 하지만 우리의 사고만 확대하며 수자원의 이용을 늘릴 수 있다. 일부 제련소의 경우 구리 등의 제련에서 나오는 폐열을 다른 공장에서 열원으로 사용하거나 난방으로 사용하도록 판매하고 있다. 롯데월드는 여름에 팔당호 하부에 있는 찬물을 공급받아 건물의 냉방에 활용함으로 전기소모량을 줄인다. 현재는 효율이 낮지만 세계적으로 인공광합성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박테리아와 같은 미생물이나 해조류, 나노와이어로 수중에서 인공광합성을 통하여 수소와 전기를 생산하는 방법이 연구 중이다.

태양광발전에 대하여는 한국은 이미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태양광 패널은 실리콘잉곳에서 생산되는데, 제조공정을 살펴보면 한국의 주력상품인 반도체와 상당히 유사하다. 한화큐셀 등이 주도하는 한국의 태양광 사업이 성공한 비결은 해외업체와 성공적인 M&A와 진입장벽이 높은 미국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한 것에도 원인이 있다. 미래를 보고 수익성이 확실하지 않은 사업에 장기적으로 투자한 혜안과 배짱은 향후 한국이 미래의 먹거리를 만드는데 참고할 만하다.

그런데, 태양광발전이 만능은 아니다. 한국의 경우 사막지대가 아니라 일사량이 적어 효율이 떨어지며, 태양광 발전에 사용될 땅값이 천문학적이다. 현재 1kW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면적은 10제곱미터 정도이고 한국의 발전용량은 108,740MW규모이다. 필자가 계산해보니 한국의 필요전력량을 태양광발전으로 충당할 경우 서울시 면적의 약1.8배가 필요하다. 1,400MW급 신한울1호기 한대가 생산하는 전력량은 청풍호에 있는 국내 최대규모 3MW급 수상태양광발전소의 460배가 넘는다. 그런데 신한울1호기가 차지하는 면적은약 74만제곱미터로 4만제곱미터의 태양광 발전소의 19배 정도이다. 태양광발전에 20배 이상 넓은 면적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0년간 태양광발전을 위해 훼손된 산림만 여의도의 10배나 된다. 소규모태양광발전시설에 대한 서울시 감사자료를 보면 화재의 위험도 있고, 충분히 고정되지 않을 경우 돌풍시 패널이 떨어질 우려도 지적되었다.

한국은 인공태양을 이용하는 발전에 대한 연구도 멈추지 않는다. 핵융합발전방식은 수소를 1억도 이상 고온에서 충돌시켜 중성자가 튀어나오도록 한다. 이 중성자 에너지를 열로 바꿔 발전에 이용하면. 원자력 발전과 달리 방사능이 나오지 않는다. 대전의 국가핵융합소는 2년전 70초 동안 인공태양을 지속했다고 한다. 이정도의 시간은 이미 세계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아직도 기술개발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일부 전력생산을 원자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원자력발전과 자원 안보

지난달 리비아 송유관 테러로 국제유가가 일시적으로 급등하는 양상을 보였다. 자원안보 이슈는 수많은 국가들이 원전을 재가동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프랑스의 마크롱의 탈원전 공약도 멈춘 상태이고, 핀란드, 파키스탄, 대만, 일본 등도 원전을 재가동하거나 건설을 추진 중이다. 동중국해에서 영토분쟁을 벌이는 중국은 이들 섬에 대한 지배권 강화를 위하여 해상원전까지 추진하고 있다.

UAE는 산유국이지만 발전은 95% 정도가 카타르에서 수입한 가스에 의존한다. 인근 카다르의 경우 지난 6월 주변국의 금수조치로 이란, 터키, 모로코로부터 과일과 곡물을 공급받기도 하였다. UAE의 지나친 가스 발전의존도는 자원안보를 위협하므로 UAE는 원전도입을 추진했다. UAE원전은 건설에 20조가 소요되며 운영권은 54조원의 경제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중동의 이스라엘은 300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스라엘은 이에 대한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다. 이란의 핵개발 의혹과 이스라엘의 핵보유 의심은 중동국가들의 원전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현재 냉각펌프, 계측제어, 안전코드 관련 기술을 모두 가진 국가는 미국, 프랑스, 한국 정도이다 이런 장점은 영국 원전사업자가 중국과 러시아가 아닌 한국수력원자력에 대한 지분 매입요구로 이어졌다. 만약 한국이 탈원전을 선택하면 원전가동국가들은 중국과 러시아에서 부품을 구매해야 하므로 전세계의 핵안보질서가 흔들린다는 지적도 있다. 원전유지 입장에서는 25조면 충분한 원전대신 신재생에너지 관련 시설 건립에 100조원을 투입하는 것이 낭비라는 지적도 있다.

다수의 국가가 원전을 가동하지만 탈원전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높다. 일본의 경우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한 추정 배상액이 약 52조원이었고, 원전건설에는 폐기물비용과 사회적 갈등 비용 등 외부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이었다.

지구온난화 이슈로 향후 석유와 석탄의 이용은 줄어들고 신재생에너지는 이용은 더욱 확대될 것이다. 한국의 경우 공장의 58% 그리고 빌딩의 82%가 에너지효율화가 충분하지 않다는 조사도 있다. 미래에는 보다 저렴한 재생에너지가 개발되고, 효율적인 스마트그리드시스템으로 낭비를 줄일 것이지만 추워진 겨울 낭비되는 에너지는 없는지 주변을 다시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여정현

-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 대우그룹 회장비서실

- 안양대학교 평생교육원 강사

- (주)명정보기술 산호세법인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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