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 풀무원 홈페이지>

[이코리아] 풀무원 남승우 대표이사가 경영권을 가족이 아닌 입사 1호 사원인 이효율 대표에게 넘기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풀무원은 2일 “남승우 전 총괄 최고경영자(CEO)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이효율(61) 대표를 후임 총괄 경영자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최대주주인 남 전 대표의 사퇴로 풀무원은 1984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됐다. 남 전 대표는 3년 전부터 만 65살이 되는 2017년이 되면 자녀가 아닌 전문경영인에게 경영권을 승계하겠다고 공표해왔다.

남 전 대표는 평소 “글로벌 기업 시이오들은 대부분 65살에 은퇴한다. 나이가 들면 기민성과 기억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고령에도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본인의 착각일 뿐이다.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는 것 모두 글로벌 기업에선 당연한 흐름이다”고 강조해왔다.

남 전 대표는 또 “비상장기업은 가족경영이 유리하지만 상장기업의 경영권 승계는 전문경영인이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남 전 대표는 앞으로 풀무원 이사회 의장 역할을 하며 경영 자문을 할 예정이다. 남 전 대표는 슬하에 1남2녀를 두고 있으며, 장남인 남성윤씨는 풀무원유에스에이(USA) 마케팅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국내 상장기업 가운데 경영권을 가족이 아닌 전문경영인에게 넘긴 경우는 유한양행 등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극히 드물다. 풀무원의 모태는 친구인 원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아버지 고 원경선 원장이 만든 풀무원 농장이다. 현대건설에서 근무하던 남 전 대표는 원 의원의 권유로 1984년 풀무원 투자와 경영에 나섰다. 두 사람은 공동대표로 있다가 1987년 원 의원이 정치에 나서면서 남 전 대표가 풀무원을 도맡았다. 이후 풀무원은 성장을 거듭해 지난해 매출 2조2000억 원을 달성했다.

이효율 신임 총괄CEO는 1983년 사원 1호로 입사해 34년 만에 최고경영자까지 오른 풀무원의 산 증인이다. 그는 풀무원 입사 후 마케팅 팀장과 사업본부장, 영업본부장, 풀무원식품 마케팅본부장, 풀무원식품 COO(최고운영책임자), 푸드머스 대표이사, 풀무원식품 대표이사를 지냈다.

남승우 전 대표의 은퇴 소식이 알려지자 온라인상에는 “아름다운 은퇴다” “떠나는 뒷모습이 존경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남 전 대표는 은퇴 소감으로 “이제는 사람 심리를 연구해 식품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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