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 그 겨울 바람을 맞고 그는 이렇게 더욱 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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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 그 겨울 바람을 맞고 그는 이렇게 더욱 강해졌다
  • 임나영 기자
  • 승인 2013.04.08 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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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가 마침표(.)가 아닌 점점점(…)으로 끝나서 여운이 많이 남아요."

탤런트 김범(24)에게 SBS TV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많은 것을 안겨준 작품이다. JTBC 드라마 '빠담빠담 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때부터 함께해온 극작가 노희경(47)과 김규태 PD가 고맙다. 자신이 연기한 '박진성'에 대한 미안함도 있다. 결말이 주는 먹먹함도 김범의 감정을 더욱 깊어지게 했다.

김범은 "내가 하는 작업이 글로 쓰인 것을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시청자의 관점에 따라 결말을 다르게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결말 자체가 마침표로 끝나지 않아서 많은 분들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회자될 수 있는 작품이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그겨울, 바람이 분다' 마지막회에서 박진성(김범)은 자신의 가족을 위협하는 김 사장의 협박에 오수(조인성)를 칼로 찔렀다. 이후 봄으로 화면이 전환, 오수와 오영(송혜교)은 새로운 사랑의 시작을 알렸다. 진성은 문희선(정은지)과 귀농생활을 시작했다.

김범은 "진성의 칼을 맞은 오수가 살았는지, 죽었는지에 대한 말이 많다"며 웃었다. "만약 살았다면 오수가 진성을 용서하고 보듬어줬을 것 같다. 진성도 미안하지만 덤덤한 척 웃으면서 형을 대했을 거다. 찌르고 싶어서 찌른 게 아니라는 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것은 형이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라고 이해했다.

"일부러 오수를 찌르는 척 했을 것 같기도 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희선이와 가족들에게도 형이 죽었다고 속였을 수도 있다. 김 사장을 속이기 위해 형을 일부러 찌른 것이다. 그래야만 형이 오영을 만날 수 있을 테니까. 대신 형을 위해서 평생 형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함구하며 살아갈 것 같다. 의리를 위해 아무에게도 말 못하고, 진성조차 형을 보지 않고 살지라도 말이다"는 해석이다.

아직도 박진성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듯하다. "연기적으로 놓치고 간 아쉬움 때문에 진성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크다. 어떻게 떠나보내야 할 지 모르겠다"는 심정이다.

"마지막회를 극장에서 다 같이 봤다. 내가 앉고 인성 형, 혜교 누나가 나란히 앉아서 봤는데 '마지막회' 자막이 나올 때부터 울컥했다. 마지막에는 웃는 모습을 보이고 싶어서 마음의 준비를 하고 나왔는데 막상 드라마를 보니 눈물이 많이 났다. 상영이 끝난 후 불이 켜질 땐 안 운 척 하고 있었는데 인성이 형이 '수고했어. 잘했어 진성아'라고 말해주는 순간 참았던 감정이 폭발했다. 사람이 많았는데 둘이 부둥켜 안고 한참을 울었다."

노희경 작가, 김 PD와의 작업이라 더 크게 와 닿았다. 김범은 "전작 JTBC 드라마 '빠담빠담, 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를 마친 후 가치관과 성향이 많이 바뀌었다"고 털어놓았다. "전에는 욕심도 많고 지기 싫어했다. 한 번 지더라도 두 번은 지지 말자고 스스로를 괴롭혔다. 하지만 '빠담빠담'을 찍고 난 후에는 여유가 생겼다. 시간에 대한 소중함, 옆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을 깨우쳤다"는 것이다.

김범은 "이 일을 하면서 가장 좋았던 것은 믿을 수 있는 사람을 만난 것이다. 물론 묵묵히 걸어가면서도 상처받고 힘들었던 순간도 있었다. 그 이유가 나일 때도 있었고 아닐 때도 있었지만 지금 와서 잘잘못을 가리는 건 무의미한 것 같다. 스스로 생각했을 때 실수를 했던 부분들도 알고 있다. 그리고 그 시간으로 인해 교훈을 얻고 발전했다.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타임머신을 준다고 해도 안 갈 것 같다. 그 때가 있었기에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미래를 받은 것이다"고 성숙한 답을 내놓았다.

2006년 KBS 2TV '서바이벌 스타오디션'으로 데뷔한 이후 연예계 생활도 햇수로 8년째다. 이제는 뒤돌아보는 여유도 생겼다. 욕심을 내려놓은지는 오래다, "데뷔하고 6년 동안은 전력질주로 달려가기만 했다. 출발 신호를 듣고 미친 듯이 달리기만 했다. 스타와 배우에 대해서도 생각을 했었다. 특히 '꽃보다 남자' 이후 따라붙은 꽃미남 수식어가 나에게 독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랑을 안겨 줬지만 꽃미남 이미지에서 탈피해야겠다는 생각이 컸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좋은 수식어를 왜 버리려고만 했을까 생각이 든다. 다른 작품을 통해 자연스럽게 버리면 되는 것이었다"는 경지다.

김범은 "스타, 별이라는 게 하늘을 우러러봤을 때 보이는 거다. 북극성처럼 누구나 아는 별도 있지만 이름 모르는 별들도 많다. 나는 내 몫을 해내며 빛나기만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배우로서가 아닌 인생으로서 전환점을 맞은 것 같다"는 김범은 공백기를 줄이고 새로운 작품으로 빨리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전에는 1년에 한 두 작품을 하면 감정적으로 고갈 상태였다. 하지만 '빠담빠담' 이후 힘을 소비했다는 느낌이 아니라 작품을 통해 에너지를 얻어가고 있다. 지금도 에너지가 남아있다. 다음 작품에 욕심이 나는 만큼 빨리 연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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