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문 KTB투자증권 회장.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권성문 KTB투자증권 회장이 사면초가 상황에 놓였다. 갑질 논란, 횡령 배임 혐의에 이어 경영권을 사수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KTB투자증권은 지난 4일 긴급 이사회를 개최했다. 이날 이사회에서 권 회장의 주도로 이병철 부회장에 대한 해임 안건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경영 현황만 점검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이사회 소집을 계기로 KTB투자증권의 경영권 분쟁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경영권 갈등은 지분 구조에서 찾아진다. 이병철 부회장은 공동대표에 선임되기 전부터 KTB투자증권 지분을 꾸준히 매입해 왔다. 취임 전 8%에 달했던 그의 지분은 공동대표 취임과 동시에 11.38%까지 늘었다. 이후 수십 차례에 걸쳐 장내 매수를 통해 주식을 사들인 결과 이 회장의 지분율은 보통주 기준 16.39%로 권 회장(21.96%)과의 차이를 5.57%포인트까지 좁혔다.

이 부회장의 지분 증가가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질지 속단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최대 주주인 권성문 회장이 최근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회사의 주도권이 이 부회장으로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지난 달 22일 횡령·배임 및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등의 혐의로 권성문 회장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권 회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특가법에 해당되는만큼 사안이 가볍지 않다.

앞서 권 회장은 금융감독원의 조사도 받았다. 금감원은 지난 3월 KTB투자증권 현장 조사에서 권 회장이 회삿돈 6억~7억원을 유용한 혐의를 포착하고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위기에 몰린 권 회장이 버티기 전략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KTB투자증권의 이사진은 총 7명이다. 권 회장과 이병철 부회장, 최석종 사장, 임주재 김앤장 고문, 김용호 김앤장 변호사, 정기승 전 현대증권 감사, 이훈규 전 창원지검장 등이다. 권 회장은 연세대 동문인 이훈규 전 검사장 등을 앞세워 이사회를 장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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