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우리은행이 차기행장 선임을 놓고 갈등을 겪고 있다. 특히 행장 후보군에 외부 인사가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노조가 강력 반발하는 등 내홍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2일 이광구 행장 사퇴 뒤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를 구성하고 평판조회에 들어갔다. 임추위는 평판조회 결과를 바탕으로 면접대상자를 선정하고 이달 말 1차 면접을 실시할 계획이다. 문제는 행장 후보군에 외부 인사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직원들이 반발하는 등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해진 것.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은 23일 성명서를 통해 “이광구 행장의 불미스런 사퇴가 겹쳐 정부 잔여 지분 매각조차 무위로 돌아간 상황에서 조직 내부를 추스르는 것이 당면 과제인 상황이다. 당연히 내부 출신으로서 신망과 능력을 겸비한 인사를 찾는 것이 최우선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특히 외부 인사는 어떤 경우에라도 낙하산 논란을 피해갈 수 없다. 출신 지역과 학연, 인맥까지 한 사람의 모든 사회적 관계를 따지게 되는 것이 금융기관 수장 인선이다. 불필요한 잡음이 나올 것이 뻔한데도 우리은행장 임추위가 외부 인사를 후보군에 포함시킨 것은 스스로의 운신 폭을 좁히고 비난을 자처하는 최악의 자충수를 둔 것과 다름없다”며 낙하산 인사를 배제할 것을 촉구했다.

우리은행장 외부 출신 후보로 박영빈 전 경남은행장과 오갑수 글로벌금융학회 회장 주재성 신한금융 사외이사 등이 유력한 후보로 물망에 올라 있다. 박 전 행장은 지난 BNK금융지주 회장 인선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고교 동문임이 확인되면서 낙하산 논란이 인 바 있다. 하지만 박 전 행장은 2010년 우리금융지주 IR담당 전무를 지낸 적 있어 외부 인사로만 보기 어렵다. 문 대통령과는 경남고 1년 후배여서 오히려 이 점이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문 대통령도 평소 낙하산 인사를 비판해온만큼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오갑수 회장은 한국은행 출신으로 금융감독원을 거쳐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 대선 캠프에서 금융경제위원장을 지냈다.

주재성 신한금융지주 사외이사는 금융당국 출신으로 81년 한국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금감원 설립 첫해인 1999년 감독1국 과장을 시작으로 총무국 비서실장, 신용감독국장, 총괄조정국장, 은행업서비스본부장을 역임했다. 지난 2013년에는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를 지냈다.

이런 가운데 우리은행은 24일 임추위를 개최, 행장 후보 1차 면접 대상자 9명을 선정했다. 임추위는 “후보 명단은 일부 후보자들이 신분 공개를 원하지 않아 전원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1차 면접은 27일을 전후로 실시될 예정이며, 후보자별 프레젠테이션(PT)과 질의응답(Q&A) 형식으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임추위는 또 ‘평판조회와 1차 면접결과를 바탕으로 최종 면접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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