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바른정당 자강파와 통합파가 끝내 갈라섰다. 김무성·강길부·주호영·김영우·김용태·이종구·황영철·정양석·홍철호 등 바른정당 의원 9명은 6일 오전 10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을 선언했다. 통합파 의원 9명은 9일 한국당에 입당할 예정이다.

김무성 의원 등 통합파 의원들은 성명에서 "우리는 오늘 바른정당을 떠나 보수대통합의 길로 먼저 가겠다. 문재인 정부의 포퓰리즘 폭주와 안보위기 심화를 막아내기 위해서 모든 보수세력이 하나 되는 대통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보수세력은 지난해 헌정 사상 초유의 국정 농단사태를 미연에 막지 못한 잘못으로 국민의 엄중한 심판을 받고 정권을 내주고 말았다. 대한민국의 오늘을 만든 모든 성취와 영광까지 비판받는 지경에 이르렀고 보수세력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폭주를 속절없이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보수세력은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국정 운영을 바로잡고 올바른 대안 제시를 위해 앞장서야 한다”며 “보수세력의 새로운 세계를 위한 첫 발걸음은 보수대통합을 이뤄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자강파인 하태경 의원은 비판의 글을 올렸다. 하 의원은 6일 페이스북에 “오늘 개혁보수의 깃발을 함께 들고 바른정당호를 출항시킨 동지들 9명이 떠난다”라고 전제한 뒤 “바른정당의 창당 초심은 보수의 처절한 반성이었다. 지난 겨울, 최순실이라는 비선이 국정을 멋대로 주물렀다는 게 만천하에 드러나며 대통령은 탄핵당하고 감옥에 갔다. 보수가 살아남기 위해, 이런 전근대적 보수, 낡고 부패한 썩은 보수가 얼씬도 할 수 없게 보수의 토양을 완전히 갈아엎기 위해 바른정당이 출범했다. 그리고 이제 10개월, 바른정당은 개혁보수의 씨를 뿌리고 싹을 틔웠다. 아직은 연약한 싹에 불과하지만 국민의 지지와 사랑을 믿고 열심히 물을 주고 정성을 보태야 한다. 한눈 팔 틈이 없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이어 “그런데 이 일이 힘들다고 문재인 정부 핑계를 댄다. 문재인 정부가 잘못하기 때문에 보수세력이 다시 뭉쳐야 한다고 한다. 문재인 정부가 아무리 잘못한다고 한들, 자신의 과오에는 아무런 반성도 없는 낡은 보수가 손가락질을 해댄다고 국민들이 낡은 보수에 마음을 주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바른정당을 지키는 길, 개혁보수의 깃발을 고수하는 길, 어렵지만 이 길로 가야 하는 이유는 바로 보수 교체, 야당 교체가 ‘보수가 사는 길, 보수의 희망을 지키는 길’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바른정당은 통합파 의원의 탈당으로 소속 의원이 11명으로 줄었다. 20명이 정원인 국회 원내교섭단체 구성 요건을 갖추지 못해 지위를 상실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운천ㆍ박인숙 의원 박유근 당 재정위원장이 후보직을 사퇴하는 등 당 내부 분위기도 뒤숭숭하다. 바른정당이 개혁보수의 길을 끝까지 갈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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