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 K-MOOC 홈페이지>

제1차 산업혁명이 기계가 인간의 노동력을 대신했던 혁명이라면 제4차 산업혁명은 기계가 인간의 지적능력을 대신할 혁명이다. 인간의 지적능력을 로봇이 대신함으로 인하여 단순한 지식의 암기보다는 새로운 것을 학습하는 능력, 기계와의 소통능력, 더 나아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창업가정신을 배우는 것이 교육의 새로운 방향으로 제시되고 있다.

과거 한국은 학력중심 사회로, 초중등 교육의 목적은 대학입시였으며, 이로 인하여 과도한 사교육부담에 빠져 있었다. 심지어 대학교에서도 산업체에서 원하는 교육을 하지 못하여 대기업에서는 신입사원들을 모아 놓고, 회사의 운영, 회사와 관계된 법, 비즈니스 매너와 직장에서의 예절까지 새로이 가르쳤다. 이와 같은 이유로 학교는 사회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비판에 직면했었다. 최근에 이루어진 로봇과 인공지능, 사물인터넷의 발전은 과거에 성행하던 암기식 교육을 더욱 무의미하게 만들어버렸다. 지식은 어디에나 늘려있으므로 이제는 이것을 가공하여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능력이 중시되고 있으며 로봇과 소통하고 인공지능을 조종하는 능력이 새롭게 요구되고 있다.

또한 로봇이나 인공지능이 쉽게 대신하지 못할 예술이나 감성에 대한 교육이 강조되기도 한다.

이제는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진지 오래라 더 이상 대기업에 평생근무하며 안주할 생각은 할 수 없다. 졸업 후 무엇인가를 배우는 평생교육은 보편화되고 있으며 인공지능기법과, 빅테이터기술, 공유경제의 활성화는 일자리의 최적화된 배분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안정적인 직장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변화의 속도를 예측하고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창업가정신은 다가오는 변화의 시대에서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사진 출처 = K-MOOC 홈페이지>

무크와 가상현실 기술, 시뮬레이션을 이용한 학습.

전통적인 교육은 탁월한 지식을 가진 선생님으로부터 교과과정에 맞추어 강의를 듣는 것이었다. 하지만 학습효과는 강의를 듣는 것보다는 시청각 교재를 시청하거나, 발표를 하는 것이 효과가 더 높다. 시청각교재로 학습한 후 토론을 하는 학습법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 전세계적으로 증가하는 MOOC도 이에 일조하고 있다. MOOC는 온라인 거대수업으로 웹서비스를 기반으로 진행되는 상호참여형 수업이다. 2011년 실리콘밸리의 서쪽에 있는 스팬터드대학에서 시작된 무크는 하버드대학교, MIT 등으로 빠르게 확산되었다. 스탠포드는 코세라, 하버드는 에덱스, 조지아테크는 우다시티 등의 MOOC 프로젝트에 참가하고 있다. 워싱톤에 본사를 둔 고등교육연대기라는 언론사가 2013년 발표한 자료를 보면 MOOC에서는 평균 33,000명의 인원이 강좌에 등록하고 2,600명의 학생이 당해 과정을 수료하다고 한다. 채점은 74%가 자동으로 이루어지며 34%의 수업은 상호체점방식으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몽골의 한 고등학생은 무크를 상위 1%로 이수하여 MIT에 합격하기도 하였다.

아일랜드는 1974년부터 전환학년 제도를 두어 중3을 마친 아이들에게 1년간 시험 없이 다양한 실습을 하고, 직업체험을 할 수 있는 여유를 주었다. 이 제도는 아일랜드 학생들이 철저히 준비하고 부모에게 성과를 보여주어 호평을 받았으며, 이제 다른 나라에까지 확대되고 있다. 한국에서 2013년부터 42개 학교에서 시범적으로 실시되었던 자유학기제도는 이제 모든 중학교로 확대되고 있다.

강의 후 무엇인가를 경험하게 된다면 그 효과는 더욱 높다. 필자도 학교에서 국제경영학을 배우며 정교한 컴퓨터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으로 신발업계에서의 마케팅비용에 대하 예산책정, 국제적인 마케팅, 아웃소싱 기법을 체험할 수 있었다. 이러한 정교한 시뮬레이션은 학습한 내용을 강화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 제4차 산업혁명으로 발전하는 가상현실이나 증강현실 기법은 교육분야에서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이제는 긴줄을 서지 않아도 프랑스의 루브르박물관이나 바티칸시티의 바티칸박물관에 직접 가서 나폴레옹이 남긴 흔적을 살피거나 르네상스가 남긴 향취를 느낄 수 있다. 가상현실 기법을 활용하면 성적이 30% 정도 향상되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사람들의 마음을 읽는 능력과 기계와의 소통능력

제4차 산업혁명시대에 빅데이터를 해독하여 사람들의 마음을 읽으며 온라인으로 연결된 매니아들을 움직이는 힘은 부의 새로운 원천으로 등장했다. 사람들의 마음을 읽고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로봇과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으로 청소년들은 기계와 소통하는 새로운 기술을 배워야 할 필요성이 증가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2016년 공개한 조사에 따르면 중학생들도 10명중 9명을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다수가 IT기술에는 친숙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국의 학생들은 코딩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흔든다.

반면 다수의 국가에서는 일찌감치 초등학교부터 소프트웨어 코딩교육을 강조해왔다. 초등학교 때부터 업계에 많이 사용하는 언어인 자바, PHP, 파이썬 등을 배우는 곳이 많다. 필자도 기계와의 소통을 위해서는 새로운 언어를 꾸준히 배워야했다. 대학교에서는 C언어를 배웠고, 이내 활용을 위해 C++, 비주얼 베이직을 추가로 학습해야만 했다. 데이터베이스가 활성화되면서 SQL언어를 배워야했고, 컴퓨터가 서로 연결되면서 통신관련 언어, 웹이 보급되면서 HTML과 JAVA를 학습했고, 기계설계를 위해서 다시 PLC, 래더로직을 배우고, 서보모터제어를 연구해야 했다. 개별적인 프로그래밍 언어는 상당히 다르지만 이제 코딩은 결국 제4차산업혁명 시대의 만국공통어가 되어 가고 있다. 코딩에서 사용하는 플로우차트를 학습하여 창의력과 논리력도 배울 수 있다. 이와 같은 현실을 파악한 한국 정부도 2018년부터 코딩교육을 시작하기로 했다. 이에 메이플스토리로 유명한 넥슨 등 다수의 IT기업들이 초등학생들의 코딩교육에 동참하고 있다. 더 나아가 벌써부터 코딩을 가르치는 고액과외까지 등장하고 있다. 영어나 수학경신대회에 집중하던 부모들은 이제 SW경진대회에 열중하고 있다.

 

평생교육과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도전정신

한국 사회에서 평생직장의 개념은 사라진지 오래이다. 현재 진행중인 제4차 산업혁명은 그나마 남아있던 직업마저 빼앗아가고 있다. 인간이 하던 반복적이고 고통스러운 일자리에는 모두 로봇이 신규로 취업하고 있다. 전세계 산업용로봇의 약40%가 자동차공장에서 근무하고 있고, 산업용로봇의 20%가 전기·전자공장에서 일하는데, 이 분야모두 한국이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분야이다. 일자리가 사라짐으로 인하여 과거에 활용되었던 기술은 버려지고 근로자는 대학교와 학원에서 빅데이터 분석, 로봇제작 등 새로운 기술을 배우면서 평생교육에 전념하고 있다.

취업시장이 닫혀가는 제4차산업혁명 시대에 창업가정신은 또 다른 생존의 대안이다. 경제학자 슘페터는 자본주의경제가 생산성이 높고 활력 있는 이유를 기업가정신에서 찾았다. 기업가정신 또는 창업가정신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다. 단순히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는 것보다 넓은 개념이다. 기존에는 없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새로운 생산방식을 도입하며, 존재하지 않던 제품을 개발하며, 또 다른 원료공급원을 확보하며, 노동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모든 혁신 작업이 창업가정신으로 발현된다. 창업가정신은 기존에 잘하던 일을 반복적으로 잘하는 것이 아니다. 색다른 방법으로 문제를 바라보며 다양한 가치를 조합하여 새로운 대안을 도출하는 능력이다. 창조적 아이디어는 타고난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이는 직관에 의하여 생기는 것이 아니며 부단한 노력에 의하여 만들어진다.

미국에서는 국가경제교육연합(NCEE), 국가기업가정신교육(NFTE) 등에서 창업가정신을 보다 체계적으로 가르쳐왔다. 핀란드가 노키아의 몰락에서도 단기간에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튼튼한 창업가정신을 가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개방과 개혁의 바람에 실리콘밸리로 이주한 러시아과학자들도 실리콘밸리 기업의 성공에 영향을 미쳤다. 이와 같은 변화의 바람에 정부도 교육정책을 변경하여 중고등학생에게 체험형 창업교육을 확대하고, 대학교의 학사관리도 창업가에게 유리하게 바꾼다고 한다.

창업기업의 5년 이후 생존율이 30%가 되지 않는 지금 창업가정신의 일환으로 실패를 이겨낼 도전정신을 가르치는 것도 강조되고 있다. 과거 창업가정신이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었다면 이제는 공존하는 사회에서 새롭고 의미있는 가치를 창조한다는 소명을 불어넣는 것으로 바뀌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이 진행됨에 따라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학생별 맞춤 교육이 IT기술의 발달로 점차 보편화되어 가고 있다. 가상현실기법,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병행수업도 학습에서의 즐거움을 더하고 교육적인 효과를 증대시키고 있다. 일자리에 대한 불확실성은 증가하고 있지만, 교육계에서는 모든 학생들이 저마다의 재능을 펼칠 수 있는 다양한 학습방법의 개발로 이에 대응하고 있으며, 학생들이 제4차 산업혁명의 파고를 슬기롭게 헤쳐 나갈 역량을 배양하고 있다.

 

<필자 약력>

​여정현

-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 대우그룹 회장비서실

- 안양대학교 평생교육원 강사

- (주)명정보기술 산호세법인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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