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KBS가 국제방송인 ‘KBS 월드라디오’를 운영하면서 청취자 댓글까지 분석해 박근혜 청와대에 보고한 사실이 확인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KBS로부터 제출받은 『국제방송 청취자 및 네티즌 의견』 자료 분석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

‘KBS 월드라디오’는 프로그램 홈페이지 게시글과 SNS 댓글 분석결과를 박근혜 전 대통령 당시 청와대 대변인실에 KBS 사장 명의 공문으로 매달 발송했다.

청취자 수와 주요 방송내용을 정리해 청와대에 보고해온 월드라디오는 2016년 들어 청취자가 남긴 게시글과 월드라디오 명의로 개설된 SNS 댓글까지 수집해 보고서에 기재했다.

청와대에 보고된 댓글은 ‘몽골 ASEM 정상회의 참석’과 ‘유라시아 자유무역협정’ 등 대통령 동정을 비롯해 ‘국정농단 사태 당시 촛불시위’에 대한 청취의견을 포함하고 있다.

이에 대해 월드라디오는 “국비를 지원받아 프로그램을 방송하기 때문에 청와대와 방송통신위원회(방송정책과)에 성과를 보고한 것”이라며 “게시글과 SNS 댓글보고가 추가된 것은 보고서상 집계 실적을 높이기 위한 것이고, 지금은 하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박홍근 의원은 “공영방송이 청와대에 청취자 댓글을 보고한 것 자체가 방송의 자유와 독립성을 저해하는 행위”라며 “이전 정부가 유독 댓글에 대한 집착이 강했던 만큼 저의가 상당히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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