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 = 최명길 의원실>

[이코리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명길 국민의당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 해 휴대폰 해외 로밍서비스 이용 건수가 1천3백만 건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이용 건수도 757만 건이나 되기 때문에 올해 말에는 1천 4백만 건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로밍서비스 종류별로 보면 2016년 ‘음성로밍’ 이용 건수는 537만 건으로 2015년에 비해 3.5%가 증가했다.

반면 ‘데이터 로밍’ 이용 건수는 2015년에 비해 22.2%나 증가한 484만 건을 기록했다. 음성과 데이터 로밍을 동시에 이용한 건수는 전년 대비 2% 증가한 350만 건이었다. 데이터 로밍 이용 증가세가 가장 컸다.

해외 로밍서비스로 이동통신사들이 벌어들이는 수익은 2016년에만 3천 3백억원이 넘었다. 최근 4년간 평균적으로 3천 3백억 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2016년에 로밍 이용 건수는 늘었지만 이동통신사들의 매출이 늘지 않은 것은 1일 정액 데이터로밍 요금제 등 다소 저렴한 상품이 많이 팔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해외 로밍요금은 여전히 국내 요금보다 훨씬 비싸다. 데이터 요금을 기준으로 비교해 보면 종량요금제의 경우 로밍요금이 국내요금보다 무려 8배나 비싸다. 정액요금제는 상품이 다양해 단순 비교가 어렵지만 데이터 기본제공량을 기준으로 비교해 보면 차이는 8배보다 훨씬 더 크게 벌어진다.

로밍요금이 비싼 이유는 요금을 국내·외 이동통신사업자끼리 정하기 때문이다. 사업들 간에 계약에 의해서 결정될 뿐 정부의 간섭을 전혀 받지 않는다. 국내 통신요금은 1위 사업자가 정부의 인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사업자들이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지만 해외 로밍요금은 전혀 상황이 다르다.

연평균 3천3백억 원대의 수익은 대부분 국내 통신사의 몫이다. 로밍요금은 국내·외 사업자가 사전에 정해진 조건으로 나누도록 돼 있지만 그만큼 해외에서도 여행객들이 들어와서 국내 사업자들의 통신망을 쓰기 때문에 서로 정산을 하고 나면 사업자들끼리는 서로 주고받을 돈이 거의 없어진다.

통신사들은 상호 통신망을 사용한 트래픽량을 비교해서 정산하는데 정확한 숫자는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있다. 다만 작년 한 해 외국으로 출국한 여행객과 우리나라로 입국한 여행객의 비율은 대략 5.5 대 4.5의 비율로 큰 차이가 없었기 때문에 서로 주고받는 금액의 차이는 크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6월부터는 유럽연합(EU)이 역내 로밍요금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했다. 9월부터는 중국이 국내 장거리 로밍요금을 전면 폐지했다.

최명길 의원은 “우리 정부도 로밍요금 제도의 불합리성을 인정하고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국내 통신사업자들 뿐만 아니라 주요국 정부와도 협의를 시작해 로밍요금 합리화에 대한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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