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Model S <사진 출처 = 테슬라 홈페이지>

전기자동차는 제4차산업혁명의 시대가 진행됨에 따라 우리의 삶을 새롭게 바꿔놓을 분야중 하나로 여겨진다. 이글에서는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테슬라및 BYD제품과 최근 각광 받는 휴대형 이동장치를 중심으로 우리 곁으로 바싹 다가온 전기자동차의 미래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컴퓨터의 등장으로 촉발되었던 제3차 산업혁명을 주도했던 IT기업들은 주로 전자나 통신업종으로 분류되었다. 이제 이종 산업과의 융합은 제4차 산업혁명시대의 주된 특징으로 거론되고 있다. IT기업들과 기계업종의 융합은 이미 당연시 되고 있다. 구글, 애플 등 전통적인 IT기업이 자율주행 자동차를 개발에 매진하고 있고,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도 커넥티드카 시장에 몰입하고 있다. 반도체 업체로 유명한 인텔도 이스라엘의 자율주행업체 모빌아이를 17조원에 인수하여 시장 선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기업인 삼성전자도 차량용 전장제품인 하만을 인수하였고, BYD에도 투자하여 자동차시장에 뛰어들었다. LG전자는 디트로이트 교외의 헤이즐파크에 약 285억원을 투자하여 직접 전기자동차 부품공장을 건설하였다.

사실 전기자동차는 가솔린이나 디젵자동차보다 앞서 개발되었다. 하지만 지속성이 없고, 출력도 약한 배터리 때문에, 일찌감치 가솔린과 디젤 엔진차량에 그 자리를 내주었다. 전기자동차가 다시 그 힘을 발휘한 것은 향상된 배터리 덕분이다. 필자는 지난 주 세계최고의 전기자동차라고 하는 테슬라의 모델S 90D를 시승할 기회가 있었다. 차량의 밑바닥이 대부분 배터리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회 충전으로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거리를 뛰어넘는 470km의 주행할 수 있다고 한다. 출퇴근용으로 큰 불편이 없는 성능이다.

전기자동차로의 전환을 더욱 촉진시키는 것은 환경문제이다. 미세먼지 기준(PM 2.5)을 미국과 일본 기준인 1일당 35마이크로그램 수준으로 강화한다면, 서울시의 경우 년간 5일중 1일은 환경기준을 초과한다. 미세먼지의 주범은 공장의 굴뚝과 디젤 등을 이용한 내연기관차량의 배기가스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사실을 인지한 영국은 벌써부터 전기자동차 전용구역을 지정하여 화석연료 차량을 규제하는 움직임을 선도하고 있고, 2040년 휘발유와 디젵차량의 판매의 완전 중단까지 시도하고 있다. 제주도도 2030년까지 도내의 모든 차량을 전기자동차로 바꾸는 '카본프리 아일랜드 제주 2030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제 가솔린이나 디젤차량으로의 회기는 불가능하며 전기자동차의 보급은 불가피하다.

지난주에 시승한 테슬라의 차량은 앞의 본네트와 뒤의 트렁크가 아무런 장치도 없이 텅텅 비어있었다. 실내의 스티어링휠과 트랜스미션은 일반 승용차와 크게 다른 점은 없었지만 대시보드의 버튼들은 거대한 LCD패널로 대체되어 있었다. 2DIN짜리 차량용 오디오대신 12.9인치의 아이패드 프로가 장착되어 있다는 느낌을 주었다. 최대출력은 약 400마력으로 소나타 뉴라이즈의 상위모델 245마력과 비교하면 60%이상의 추가 출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출력은 BYD가 최근 출시한 전기버스 e-BUS12에 맞먹는 수준이다. 테슬라는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도 무료충전소를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주유비용은 절감은 큰 이점이 아닐 수 없다. 엔진오일이나 연료필터 등을 갈아주지 않아도 되어 유지비도 상당히 절감된다.

테슬라 모델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이 모델은 현재 1억2,000만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다. 최신형 소나타에 비하여 4배나 비싼 가격이었다. 정부의 전기자동차 보조금을 수령할 경우 1억원 정도로 구매가격을 낮출 수 있지만 여전히 일반 소비자가 구매하기엔 상당히 비싼 가격이었다.

테슬라가 세계 최고의 전기자동차를 만들고 있다면 가장 대중적인 전기자동차를 만드는 회사는 중국 광동성 선전에 있는 BYD이다. 2016년 테슬라가 약7만대의 차량을 판매했는데, BYD는 10만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테슬라가 미국에서 승용차 판매에 주력하는 동안 버스·택시·중형버스·화물차·쓰레기 수거차로 제품군을 다양화했다. 이 회사는 테슬라의 기반인 실리콘밸리 의 샌프란시스코시, 페이스북, 스탠포드대학 등에도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필자는 작년 중국 선전에서 전기자동차로 운영하는 택시를 처음 타보았다. 전기택시는 일반택시의 13위안보다 낮은 11위안을 기본요금으로 책정하고 있었다. 낮은 요금과 새 차가 주는 쾌적함은 기존의 택시보다 전기택시를 선호하게 만들었다. 이 택시는 배터리 잔량을 LED로 표시하여 방전에 대한 불안감을 덜어주었고, 브레이크를 밟으면 충전중임을 표시해주었다. BYD는 사실 10년 전부터 선전하이테크 박람회에 자사 제품을 꾸준히 출시하고 있었다. 세계적인 투자자 워렌 버핏이 투자하였다고 광고하면서 이미 돌풍을 예고하고 있었다.

버스부문에는 아예 BYD에 대항할 경쟁자가 없어 보인다. BYD의 버스는 이미 5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고, 미국과 브라질에서도 현지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한국자동차 업계의 신속한 추격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BYD는 벌써부터 한국의 전기버스 시장까지 공략하고 있다. 주력모델인 K9은 충전 후 주행거리가 410km로 테슬라의 승용차 모델에 비교해도 성능이 많이 뒤지지 않는다. 한국의 경우 친환경 저상버스를 구매할 경우 약 1억원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고 잔존가치도 높게 인정되므로 국내에서의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대자동차가 2017년 출시한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BYD와의 격차를 상당히 줄였다. 공식주행거리는 191km이지만 실제실험결과는 351km을 주행한 후 충전 경고등이 들어왔다고 한다. 테슬라와 달리 정부의 보조금을 받으면 2,000만원선에서도 구매도 가능하다.

한국에서 전기자동차의 이용은 많은 편은 아니지만 배터리를 이용한 휴대형 이동장치는 점차 보편화되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그레이트몰에서는 10년전에 이미 경비원이 세그웨이를 이용하여 경비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고가인 세그웨이와 달리 중국의 사오미에서는 35만원선에 두발을 가진 전동휠 나인봇을 출시하고 있다. 휴대폰으로 유명한 사오미의 나인봇의 속도는 16km로 자전거수준이지만 22km을 주행할 수 있다. 두발인 세그웨이 형태와 달리 안정성이 강화된 세발의 전동킥보드도 서울시내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30만원 이상에 판매되는 이들 제품은 1회 충전으로 30km정도 주행할 수 있고 저렴한 충전비용으로 출퇴근용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해외에는 여행용가방이 전동스쿠터로 변신하는 제품도 출시되어 있다.

조그만 휴대형 이동장치도 IT기술과 결합하여 그 활용성이 증대되고 있다. 이미 다수의 전기스쿠터들이 스마트폰과 연동된 도난방지 기능을 가지고 있다. 1회 충전으로 320km을 주행할 수 있는 리트모터스의 전기오토바이는 두발로 세워두어도 넘어지지 않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혼다의 전기오토바이는 자율주행기능으로 주차공간을 스스로 찾아간다. 아직은 서울시의 한강시민공원 등에서 이용이 금지되어 있지만, 휴대용 이동장치의 주행거리는 늘어나면서 가격은 인하되고, 편의성은 증대되므로 자전거나 장애인용 전동휠체어처럼 널리 보급될 날도 결코 멀지 않았다.

<필자 약력>

​여정현

-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 대우그룹 회장비서실
- 안양대학교 평생교육원 강사
- (주)명정보기술 산호세법인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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