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istockphoto.com/mennovandijk>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는 제4차 산업혁명으로 더욱 각광을 받을 분야 중의 하나로 손꼽힌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쉽게 설명하면 자료를 자신의 컴퓨터에 보관하지 않고 멀리 떨어진 곳에 보관하고 인터넷 접속을 통하여 이를 이용하는 것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단순히 자료만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서버의 CPU자원을 이용하여 응용 프로그램을 실행하거나,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도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선구자인 지메일은 PC에 이메일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아도 어떤 기기에서나 이메일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여, 초기 사용자들에게는 마침 구름위에서 컴퓨터가 돌아가는 것과 같은 환상을 불러 일으켰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개념은 이미 빠르게 확산되어 PC보다 페이스북, 구글드라이버, 카카오톡과 같은 클라우드의 서버에 더 많은 사진이나 동영상이 저장되어 있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인공지능과 로봇처럼 클라우드 컴퓨팅도 그 역사가 길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1992년 알파넷의 뒤를 이은 인터넷이 대중에 널리 개방되며 가속화되었다. 웹사이트의 개수만 보아도 1995년에 불과 2만개였던 것이 2014년에는 무려 10억개로 데이터의 양은 급속하게 성장했다. 이 수치만 보더라도 RAID, iSCSI, NAS 등 수많은 하드디스크를 하나로 묶는 기술을 적절히 활용하더라도 어느 개인이나 기업의 데이터가 더 이상 특정 사무실에 쌓아두기에는 너무나 방대한 것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인터넷계의 맹주인 구글의 회사명도 10의 100승이란 어마어마한 숫자인 구골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현재 구글의 자료를 보관하는 데이터센터는 미국, 칠레, 대만, 싱가포르 등 전세계 15곳에 나뉘어 있다. 오레곤주에 있는 구글의 데이터센터를 방문해보면 학교운동장 2배 면적의 건물 3채에 데이터가 가득 담겨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구글이 보유한 전세계 데이터는 무려 테라바이트급 하드 1,500만개를 가득 채울 수 있는 15엑사 바이트정도이다. 이 자료는 현재 250만개의 서버에 나뉘어 보관되고 있는데 그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우리들이 활용하는 클라우드 데이터는 이미 지상을 떠나 해저에도 보관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데이터센터의 냉방비용을 줄이기 위하여 20피트 콘테이너크기의 원통을 캘리포니아 바다에 담그고 여러대의 서버를 운영하고 있다.

필자는 몇년전 강남에 있는 모회사의 태블릿PC 수백대를 암호화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이 작업은 수십명이 투입되어 거의 일주일만에 완료했다. 이 고객사는 영업직원에게 태블릿PC를 지급한 후 클라우드 장치에 영업자료를 보관하고 사원들은 사무실 또는 출장 중에 이를 원격으로 접속하여 활용하도록 했다. 그런데 직원들이 태블릿PC를 분실하면 영업자료가 대중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테블릿에 저장된 자료를 모두 암호화했다. 또한 직원이 테블릿을 분실하면 전산관리자는 원격으로 지령을 내려 추가적으로 테블릿의 데이터를 파괴하도록 구성하였다. 영화 미션임파서블처럼 테블릿PC가 비록 터지지는 않지만 곧바로 무용지물이 되는 것이었다. 또한 한정된 저장공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드롭박스를 이용해서 저장공간을 확보하도록 하였다.

그렇다면 기업들은 왜 이와 같이 클라우드 컴퓨팅에 열광하는가? 첫번째 요소는 비용이다. 만약 1테라바이트 하드디스크를 구입하여 1G를 사용한다면 60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그러나 클라우드에 있는 하드디스크를 사용한다면 년간 10원 이하의 비용에 저장공간을 임대하여 사용할 수 있다. 동원가능한 자금이 많지 않은 기업들은 저장공간을 손쉽게 확장할 수 있고 신규 사업이나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시간과 비용도 줄일 수도 있다.

둘째는 제4차 산업혁명의 또 다른 특징으로 설명되는 이동성이다. PC사용환경이 모바일로 상당히 전환된 지금, 클라우드컴퓨팅 서비스는 은행과 같다. 누구든지 주머니에 필요 이상의 돈을 들고 다니지 않는다. 금융거래에서 필요할 때만 ATM에서 돈을 조금씩 출금하는 것처럼 클라우드컴퓨팅은 응용프로그램에서 필요할 때만 자료를 조금씩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셋째 클라우드 컴퓨팅은 초기비용뿐만 아니라, 관리비용까지 줄여준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도입으로 대기업은 유지보수 전담 인력를 전처럼 많이 고용할 필요가 줄어들었다.

이와 같은 장점이 있는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는 크게 인프라형, 플랫폼형, 소프트웨어서비스 등으로 나뉜다. 인프라형은 저장공간 등을 자원을 빌려주는 서비스이다. 일반인들이 사용하는 네이버 N드라이브, 구글드라이브, MS원드라이브, 드롭박스 등이 그 예이다. 플랫폼형 서비스는 앱 등의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도구까지 빌려주는 서비스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애저나 구글의 앱엔진 등이 대표적인 서비스이다. 마지막으로 클라우드 소프트웨어서비스는 MS의 오피스365, 오피스온라인, 구글 도큐먼트처럼 온라인에서 소프트웨어까지 이용하게 해주는 서비스이다. 정품을 사용해야 하는 기업환경에서는 속도가 느려질 수 있지만 응용프로그램 구매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주기도 한다.

인간의 두뇌와 기계를 연결하는 인터페이스의 발전은 클라우드 컴퓨팅을 더욱 발전시킨다. 필자는 10년전 이미 독일의 Cebit전시회에서 뇌파로 장난감을 움직이는 기술을 직접 체험해보았다. 스탠포드 대학교 연구팀은 2012년 이미 ‘아이브레인’이라는 생각을 글자로 입력하는 시스템을 선보였다. 현재 뇌와 컴퓨터의 연결속도는 초기 모뎀수준이지만 머지 않아 LTE급 통신이 가능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새로운 기술을 클라우드에 다운로드하거나 영화에서처럼 인간의 두뇌 전체를 클라우드에 저장하고는 인간의 의식과 유사한 의사결정에 활용하거나 아바타를 클라우드에 연결하여 인간 대신 작업을 진행하게 할 수도 있다.

위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하여 살펴보았지만 항상 꿈의 기법이 될 수는 없다. 지나치게 의존하면 컴퓨터에 아무런 이상이 없더라도 네트웍에 이상이 있을 경우 파일을 전송하거나 불러오지 못하여 낭패를 겪을 수 있다. 사용자가 실수로 파일을 삭제한 경우에는 복구로부터 영영 멀어지기도 한다. 만약 누군가가 클라우드에 접속가능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탈취한다면 저장된 자료를 변경하거나 삭제할 수도 있고 본인 행세를 하면서 바람직하지 않은 흔적을 남길 수 있다. 실제 모 클라우드 기업은 2014년 7백만건 이상의 암호들을 도난 당했는데 당시 금전적 손해를 우려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위와 같은 이유로 클라우드 컴퓨팅이 발전한다고 해도 여전히 전통적인 컴퓨터들은 존속할 것이다. 하지만 독자 여러분이 미래에 사용하게 될 스마트안경, 스마트시계, 보석을 연상시키는 디지털반지나 디지털목걸이, 뇌파를 측정하는 헤어밴드는 결코 많은 데이터를 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 대신 그 장비들은 클라우드와 결합하여 음성과 제스처, 또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인식하고 인공지능, 빅데이터와 결합하여 훌륭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필자 약력>

​여정현

-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 대우그룹 회장비서실
- 안양대학교 평생교육원 강사
- (주)명정보기술 산호세법인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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