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스펙' 위주의 채용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4일 올 상반기 대졸신입사원 공채부터 지원자 사진 등 '스펙'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항목들 일부를 없앤다고 발표했다.

이는 스펙보다는 열정과 창의성, 끼를 갖춘 지원자를 발굴하기 위한 조치다. 이번 공채부터 지원서 작성 항목에서 사진과 본적, 제2외국어 구사능력 등이 빠져 작성 항목이 28개에서 20개로 줄어들게 된다.

포스코도 최근 획일환된 채용에서 벗어나 군 전역장교 출신을 별도 모집한다고 밝혔다. 올해 전역 또는 전역예정인 대위 이하의 장교가 대상이며, 모집분야는 기술계와 사무계다. 여군, 발명·특허 자격 보유 등 창의역량 우수자, 한국사 관련 자격 소지자들은 지원시 우대를 받는다.

이와 함께 포스코는 지난 3년간 대졸공채 합격자의 39%를 지역대 졸업생, 20%를 여성으로 선발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모집정원의 20% 이상을 저소득층, 벤처창업경험자, 다국어 구사자, 발명특허보유자로 선발하고 있다.

포스코 채용관계자는 "장교들은 비교적 장기간 군 생활을 하면서 애국심은 물론, 도전정신과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보유하고 있으며 조직적응력과 리더십이 우수해 조직의 성과를 극대화하는데 필요한 인재"라고 설명했다.

이랜드 그룹은 오는 22일까지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 전형을 진행한다. 올해 2100여명을 신규로 채용할 예정이며, 절대평가 채용 관점으로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전공도 무관하며 공인영어성적 없이도 지원할 수 있다. 아울러 1박 2일 일정으로 진행하는 합숙면접을 통해 지원자들이 사업부 경영자와 입사 선배들과 직접 만나 회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랜드 그룹 관계자는 "이랜드가 필요로 하는 인재상은 스스로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역량과 도전정신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며 "인재 채용 시에도 미래를 만들어 가는 가능성에 높은 가치를 둘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22일까지 대졸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하는 SK하이닉스도 지원자격에 학점 및 어학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한화도 5일부터 19일까지 공개채용을 진행한다. 상반기 중 지난해 같은 기간 채용 규모와 같은 450명을 충원한다는 방침이다. 서류전형, 면접전형, 신체검사를 거쳐 선발되며, 이번 상반기 공채부터 인적성검사(HAT)는 시행하지 않는다.

기업들은 단순한 인재 채용을 넘어 채용 이후의 교육에도 적극적이다.

현대중공업은 사내대학인 '현대중공업공과대학'을 통해 전공 관련 전문지식부터 인문·교양, 외국어 등 기초 소양교육까지 학습하고, 체계화된 교육훈련으로 현장 실무와 이론을 겸비한 산업현장의 핵심 기술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공과대학(2년제)은 지난해 10월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사내대학으로 정식 인가를 받아 설립했다. 졸업 후 전문학사 학위를 취득, 전문대학과 동등한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

대기업 중에서는 가장 먼저 고졸 공채를 실시했던 한화그룹도 사내 기업대학을 운영 중이다. '한화기업대학'은 한화그룹에서 고졸사원들이 학업을 통해 더 큰 개인의 비전을 달성하고, 현업에서 필요한 역량과 지식을 기업대학을 통해 습득함으로써 현업 성과를 향상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효성그룹도 글로벌 경쟁시대에 회사를 지속성장시킬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피플 이노베이션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피플 이노베이션이란 '성과 있는 곳에 반드시 보상 있다'는 성과주의를 바탕으로 조직, 인사제도, 기업문화 혁신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역량을 갖춘 조직을 만드는 프로젝트다.

이를 위해 '올해의 효성인상'의 상금을 획기적으로 5000만원으로 올린 데 이어 '협력업체상'도 신설했다. 수상자들에 대한 포상금액 및 인사제도를 대폭 강화해 그룹의 핵심인재로 육성할 방침이다. 또 영업이나 생산 직무에 편중될 수 밖에 없었던 효성인상을 마케팅, 기술, 연구, 지원 등의 부문으로까지 확대해 그룹 내 모든 임직원이 포상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했다.

한편 아직 공채 일정을 확정 짓지 못한 기업들도 이번 주나 다음 주 중 대졸 신입사원 공개 채용 공고를 낼 것으로 보인다.

GS그룹은 계열사별 대졸신입사원 공채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GS그룹 허창수 회장은 지난달 올해 전년 2900명보다 100명 많은 3000명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GS그룹은 올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만 35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