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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안위를 위해 필수불가결한 선택인가, 그저 참혹한 인권 유린인가.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 부시행정부 당시 테러용의자를 대상으로 정당시 됐던 '고문'에 대한 논란이 미국에서 고조될 전망이다.

미 CBS 방송의 대표적 탐사추적 프로인 '60분'은 26일(현지시간) 호세 로드리게스(사진)와의 인터뷰를 녹화했다.

로드리게스는 미 중앙정보부내 비밀국(Clandestine Service) 책임자로서 2001년 9·11테러 이후 할리드 셰이크 모하메드와 아부 주바이다 등 알카에다 고위 간부들을 심문한 당사자이다.

'강경수단(Hard Measures)’이란 제목의 책을 펴낸 것을 계기로 '60분'에 출연한 로드리게스는 “내가 한 행위들로 인해 미국인들의 생명을 구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향상된 심문 기술을 사용했을 뿐이며, 후회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알카에다의 추가 테러 계획을 알아내기 위해 물고문과 잠 안 재우기 등의 고문을 했고, 이는 합법적이고 효과적인 직무수행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통스런 자세와 알몸 만들기, 모욕적인 구타 등은 “피의자들이 점차 절망감을 느끼게 하고 차라리 수사에 협조하자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심문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방법으로 “그가 만나본 피의자 중 가장 ‘강적’이었던” 할리드 셰이크 모하메드마저 입을 열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9·11테러의 주모자로 알려진 모하메드는 처음에는 협조하지 않았지만 물고문과 잠 안 재우기 등 “향상된 심문 기술의 축적 효과 때문에” 마침내 정보를 털어놓았다고 로드리게스는 밝혔다.

그는 모하메드와 다른 알카에다 요원들로부터 얻은 정보로 최소 10건의 대형 테러 계획을 미리 막을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의 ‘향상된 심문 기술’이 임박한 테러를 예방하는데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CIA 감찰국장의 지적에 대해 로드리게스는 “(자신이 캐낸 정보로 알카에다의 테러 계획을 방지하지 못했다면) 알카에다는 탄저병 테러나 핵무기 테러, 브루클린 다리 폭파 같은 테러를 감행했을지 모를 일이다”라며 자신을 변호했다.

또 모하메드가 오사마 빈라덴에 대한 정보(은신처 등)를 제공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완전히 그를 꺾은 것은 아니라는 지적에 대해 로드리게스는 “그들이 우리에게 주는 정보에는 한계가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가 ‘향상된 심문 프로그램’을 중단시킨 것은 유감이라며, 백악관이 테러와의 전쟁에 나서는 미국인들의 손을 묶어둔 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더 이상 아무도 체포할 수 없게 됐다. 현 정부의 태만한 선택은 전쟁포로들을 모두 죽이는 것이다. 그러면 더 이상 테러범 수감자들은 없을 테니까. 현 정부의 선택은 드론이다. 이것이 어떻게 테러범들을 체포하는 것보다 더 윤리적일 수 있는가”라고 말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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