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업계가 급등하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에 대한 해법으로 '외제차 수리비 거품 빼기'라는 카드를 내놨다.

그간 손해율이 오르면 보험료를 올려 손해율을 관리하던 방식과는 다른 보다 근본적인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27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손보협회는 지난해 잦은 폭설과 한파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높아지자 자동차보험 특별대책반을 구성했다.

이 대책반의 대물 보상담당 팀은 외제차의 과도한 부품가격을 손해율 상승의 주범으로 판단하고, 외제차의 부품 가격·수리비 등의 적정성을 따져볼 방침이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사고 건수가 같더라도 몇 년 전에 비해 외제차가 늘어 이를 해결하는데 들어가는 보험금이 늘어났다"며 "이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높이고, 보험료가 오르는 악순환의 고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손보업계에 따르면 지난 3분기(2012년 3월~12월)까지의 누적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4.3%로, 적정 손해율 77%를 크게 웃돌고 있다.

손해율이 비교적 안정적이라 평가받는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등 손보사들도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포인트, 1.9%포인트 높아진 81.8%, 82.9%의 손해율을 보였다.

이같은 손해율 상승은 외제차 증가와 무관하지 않다.

2009년 6만993대였던 수입차 판매량은 2010년 9만562대로 많이 늘어났고, 2011년 10만5037대, 지난해에는 13만858대로 늘며 판매량이 지속해서 늘고 있다. 국내에 등록된 외제차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75만여대다.

외제차 증가가 차 보험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면은 과도한 수리비.

지난달 보험개발원의 조사에 따르면 외제차의 차량 가격 대비 수리비 비율이 국내차에 비해 최대 5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결과, 벤츠 C200 모델의 신차가격(4620만원)대비 수리비(1677만원)가 36.3%로 가장 높았고, 같은 수준의 수리를 했을 때 기아의 K9모델은 7.4%에 그쳤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외제차는 수리비 원가가 상대적으로 높고 차체구조 등의 문제로 인한 손상부품의 증가가 수리비를 상승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나타났다"며 "외제차 부품가격의 적정화·우량대체부품 사용 활성화·수리기술 정보의 공유 등 외제차 수리비에 대한 합리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손보업계는 외제차 거품 빼기에 본격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손보업계는 금융위원회 및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에 국산차에 비해 지나치게 비싼 외제차 부품 가격이 보험사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들어 외제차 부품 가격 투명화와 유통구조 개선을 건의할 방침이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BMW 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아우디 폴크스바겐 코리아, 한국 도요타 등 주요 업체 한국 본사를 대상으로 현장조사를 진행한 것도 손보업계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외제차부품 가격이 현실화하면 고객들에게 가격이나 질 모든 면에서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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