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호 게이트 관련 뇌물 수수 김수천 부장판사 구속 사건

양승태 대법원장. (사진=다음 인물검색)

[이코리아] = 법관 비리와 관련해 10년만에 대법원장이 국민들 앞에 고개를 숙였다.

재판 업무와 관련해 업자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김수천 부장판사(인천지법)가 구속된 사건에 대해 양승태 대법원장이 6일 오전 대법원 대회의실에서 "먼저 국민들께 끼친 심려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어 "부장 판사의 뇌물 혐의와 관련해 앞으로 밝혀질 내용에 따라 엄정 조치할 것이다. 청렴성과 신뢰 없이는 사법부의 미래도 없다. 도덕성 논란이 일지 않도록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2일 네이처리퍼블릭 정운호 전 대표를 둘러싼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은 정 전 대표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인천지방법원 김수천 부장판사를 구속했다. 

지난 2014년 김수천 부장판사는 정 전 대표 소유의 고급 외제 중고차(레인지로버)를 시세보다 훨씬 낮은 5000만원에 사들인 뒤, 차 대금의 일부를 돌려받고 해외 여행 경비를 지원받는 등 수 차례에 걸쳐 모두 1억 7000만 원의 뇌물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 부장판사가 뇌물을 받은 대가로 정 전 대표나 네이처리퍼블릭이 관련된 재판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 것으로 보고 수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네이처리퍼블릭이 협찬한 미인대회에 김 부장판사의 딸을 1등으로 선정하도록 정운호 전 대표가 심사위원들에게 로비를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지난 5일 한 보도에 따르면 정 전 대표와 친분이 두터운 지하철 상가 브로커 심모(62)씨는 김 부장판사의 딸이 출전했던 미인대회에서 두 차례 대회장을 맡았다.

브로커 심씨는 W그룹 회장이라는 직함을 사용하면서 지난 2001년 대회장을 맡은 데 이어 2006년 공동 대회장을 맡아 행사를 이끌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김 부장판사의 딸이 1등했던 지난 2013년도 미인 대회 당시 심씨가 주최 측으로부터 억대의 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미인대회 1등 자리에 정 전대표와 김 부장판사 등의 외압이 가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편 대법원장이 법관 비리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이며 10년 만이다.

지난 2006년 8월 조관행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법조 브로커 김홍수씨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된 것과 관련해 이용훈 전 원장이 국민에게 고개를 숙였고, 지난 1995년 2월에는 윤관 전 원장이 입찰보증금 횡령 등이 불거진 '인천지법 집달관 비리사건'으로 사과문을 발표한 바 있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