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이 '국민은 개·돼지'라는 막말을 해 비난을 받고 있는 가운데, 그가 엘리트 공무원 출신이었다는 사실이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나 정책기획관은 행정고시 36회 출신으로 지난 2010년에 교과부 장관 비서관을 지내다 지난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청와대 행정관을 맡았다. 지난 3월 승진해 11일 현재 교육부 정책기획관이라는 자리에 왔다. 

교육부 정책기획관은 2~3급 고위 공무원으로 역사교과서 국정화, 대학구조개편, 누리과정 등의 정책을 담당하는 핵심 업무를 맡고 있다.  

이외에도 교육부 대학지원 과장과 지방교육자치과장 등 요직을 맡으면서 엘리트 공무원 코스를 밟아 왔다.  

한편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은 지난 9일 한 언론사 기자들과의 저녁식사 자리에서 "민중은 개·돼지로 취급하면 된다", "나는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다 평등할 수는 없기 때문에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비난을 받고 있다.

논란이 불거지자 교육부는 나 정책기획관에 대해 대기발령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지만, 일부에서는 나 기획관의 사퇴와 파면을 요구하며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11일 오후 2시 현재까지 나 정책기획관의 파면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에 참여한 인원은 약 1만 6000명을 돌파했다. (사진=다음 아고라)

11일 오후 2시 현재까지 나 정책기획관의 파면을 요구하는 다음 아고라의 청원 서명운동에 참여한 인원은 1만 6000명을 돌파했다. 

서명운동 주최자는 "자유민주주의 국가교육에서 큰 역할을 하는 공무원이 사람을 사람취급 하지 않고 있다. 빈부격차를 인정하지만 그것을 개선하려 하지 않고 체념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사람 밑에서 어떻게 제대로 된 교육정책이 펼쳐지겠는가"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어 "사회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자리인 만큼, 좀 더 평등한 사회를 구축하기 위해 올바른 교육을 이끌어 나갈 적임자가 들어서야 한다. 우리는 짐승이 아니다. 우리 시민이 이 국가의 주인이라는 것을 따끔하게 상기시켜줘야 한다"며 서명운동의 취지를 설명했다. 

서명운동에 참여한 네티즌들은 "공무원은 국민이 주는 월급으로 살아간다. 고용주인 국민을 개·돼지 취급하다니.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사회", "실제로 학생을 가르쳐 본 적은 있는지, 이런 사람이 교육정책을 맡는 시스템도 큰 문제", "개·돼지의 돈을 받지 않고 어떻게 1%로 사는지 보고 싶다"며 비난했다. 

또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성명을 내고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이 시대착오적 발언을 했다. 교육부 고위공직자가 국민들에 대해 평소 가지고 있던 그릇된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결코 용납할 수 없다. 즉각 파면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경실련은 공직자 인사시스템에 대한 개선도 강조했다.

경실련은 "수준 이하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공직자가 최근 잇따랐다. 한국장학재단의 안양옥 이사장은 "빚이 있어야 학생들이 파이팅을 한다"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그릇된 엘리트 의식에서 비롯된 시민에 대한 막말 파동이 반복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직 사회 전반에 특권의식, 상식 이하의 비민주적 의식이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다. 나 기획관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를 무시하고 미봉책으로 어물쩍 넘어가서는 비슷한 일이 재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공직자로서 기본 자질과 소양을 검증하는 인사시스템 강화도 반드시 재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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