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 세월호 유족들과 봉사자들이 무료로 시민들에게 나눠주는 물품들이 인터넷 쇼핑몰에서 10배 가까운 폭리를 취하며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세월호의 상처를 지나치게 상품화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23일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에 따르면 세월호 기념 뱃지, 팔찌, 가방걸이 등의 물품들이 쿠팡, 인터파크, 옥션, G마켓, 11번가 등 대부분의 유명 온라인 마켓에서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품의 가격은 2000~4000원에 이르지만 유족들이 말하는 단가는 판매가격의 10분의 1의 가격으로, 제품 판매자들이 10배 가량의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은 제품 판매자들이 관련 장학재단에 판매 수익금을 기부한다고 홍보하고 있으나, 확인해 본 결과 H업체의 경우 뱃지 800개, 볼펜 1000개를 1년 전 재단이 설립된 시점에 기증한 것이 전부였다고 전했다.

4.16가족협의회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세월호참사를 잊지 말자는 의미로 무료로 나눠주는 상징물을 판매하는 것은 사비와 정성을 들인 봉사자들과 유가족들의 순수한 뜻을 퇴색시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판매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 아무리 돈을 버는 게 중요해도 손을 대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판매자 뿐 아니라 부실한 사전 모니터링을 행한 오픈마켓 등 온라인 쇼핑몰도 지적했다.

박 의원은 "세월호의 상처를 상술에 이용하는 비양심적 판매자도 문제지만, 오픈마켓이라는 이유로 충분한 사전 검수나 모니터링이 부실한 인터넷 쇼핑몰도 이들의 판매를 거든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소, 영세 판매자들에 대한 책임을 묻기 보다는 인터넷 쇼핑몰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강화하는 방안이 마련되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