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말 현재 국내은행 휴면성 신탁 현황. (표=김정훈 의원실)

[이코리아] = 아직도 은행 금고에 잠자고 있는 금액은 천문학적 수준인 가운데 국내은행들의 휴면성 신탁 주인 찾아주기가 소홀하다는 지적이다.

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정훈 의원(새누리당)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국내 16개 은행들로부터 제출받은 '국내 은행별 휴면성 신탁주인 찾아주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국내 은행의 휴면성 신탁은 총 146만597건으로 2349억6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 휴면성신탁 계좌건수와 금액이 가장 많은 은행은 신한은행으로 25만3541건에 460억900만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국내 은행들의 소극적 '휴면성 신탁의 주인 찾아주기 운동' 결과, 지난해 대상계좌 148만661개 중 2.25%에 불과한 3만3286개의 휴면성 신탁만이 주인을 찾았다. 금액기준으로는 2475억8800만원 가운데 305억8600만원으로 12.35%에 그쳤다.

아울러 2015년 은행들의 '휴면성 신탁주인 찾아주기 실적'은 전년대비 감소했다.

지난 2014년 '휴면성 신탁주인 찾아주기' 실적은 계좌건수 기준 4.15%(6만3704개), 지난해에는 2.25%(3만3286개)로 1.9% 감소했다. 금액으로는 지난 2014년 15.30%(424억300만원)에서 지난해 12.35%(305억8600만원)로 2.95%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가장 많은 휴면성 신탁주인을 찾아준 은행은 국민은행(6.76%)이었으나 가장 많이 주인을 찾아준 국민은행조차 10%에 못 미쳤다.

이에 반해 휴면성 신탁주인 찾아주기 평균 실적 보다 못한 은행은 농협은행(0.13%)이 가장 낮은 비율로 꼴찌를 차지했으며, 수협은행(0.26%)이 그 뒤를 이었다. 이들은 1%도 안 되는 비율로 휴면성 신탁의 주인을 찾아줬다.

이어 ▲SC은행(1.02%) ▲산업은행(1.13%) ▲하나은행(1.13%) ▲대구은행(1.17%) ▲씨티은행(1.30%) ▲기업은행(1.39%) 등의 순이었다.

이에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위탁자 다수가 휴면성 계좌를 인지하고 있으나 금액이 소액인 경우 환급을 받으려는 유인이 적다"며 "연락두절인 위탁자를 대상으로 홍보할 수 있는 방법이 적고 은행별 홍보시기가 상이해 효과가 낮은 것에 기인한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말 기준 연락 가능한 고객의 비중은 계좌 수 대비 59.0%, 금액 대비 71.2%였으며, 개별 은행별로 영업점에 안내문 게시, 언론매체 등을 통한 홍보가 전부였다.

김정훈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6개 은행의 휴면성 신탁계좌 관리에는 총 3억3103만원이 소요됐다. 특히 전북은행은 관리 비용으로 16만원을 들인 게 전부다.

16개 은행을 합쳐서 4억원도 안 되는 비용을 투자하면서 고객들의 인지 부족과 연락두절을 이유로 대는 것은 핑계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김정훈 의원은 "은행들이 찾아준 신탁이 2.25%에 불과하다는 것은 은행사들이 고객 유치에만 열을 올릴 뿐 정작 관리에는 무관심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은행사들은 연중으로 상시 휴면성 신탁주인 찾아주기 운동을 실시하고 휴면성 신탁계좌 관리를 위한 전산시스템 개발과 발송 등 관리에 소요되는 예산을 대폭 늘려야 한다"며 "고객들이 자신의 소중한 자산을 인지하고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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