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보급 문화재를 훔쳐 국내로 들여와 판매하려던 절도단이 경찰에 검거됐다.

이들이 일본 신사에서 빼낸 동조여래입상은 일본국가지정문화재로 근래 보기 힘든 수작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전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9일 일본의 한 신사에서 문화재를 훔쳐 국내로 들여온 일당을 붙잡아 총책 김모(69)씨를 문화재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자금책 장모(51)씨 등 4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또 경찰은 문화재를 훔치고 운반하는데 도움을 준 총책의 친동생 김모(65)씨 등 4명의 뒤를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지난해 10월 초 나가사키 현 쓰시마(대마도) 카이진신사 등 3곳에서 지붕 등을 뚫고 침입, 동조여래입상과 관세음보살좌상 등 3점의 문화재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8월 국내에서 범행을 공모, 지난해 10월 3일 일본으로 건너갔고 나흘 뒤인 6일 하루에 3곳의 신사 등을 침입, 문화재를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 등은 훔친 문화재를 해외 출국 검색대가 없는 후쿠오카 항으로 이동, 여객선을 이용해 오후 6시께 부산항으로 입국했다.

당시 부산항에서 근무 중이던 문화재청 직원은 좌대와 좌대 고정방식이 국내 불상과 틀린 점, 일본과 국내에 수배되지 않은 작품인 점 등을 들어 불상의 사진과 이들의 인적만을 기록한 채 통관시켰다.

이들이 훔쳐낸 문화재는 현재 감정가 수백억 이상의 가치로 환산하기 힘든 수작인 것으로 전문가는 보고 있다.

김씨 등은 들여온 불상을 경남 마산의 한 창고에 보관 중이었고 입상 4억 원, 좌상은 2억 원에 판매하기 위해 구매자를 물색해 오다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또 김씨 등은 국내로 들여온 문화재 2점을 비롯해 신사에서 고서적도 훔쳤으며 '판매 가치가 적다고 판단, 범행현장 야산에 버리고 도주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들이 훔쳐낸 고서적은 고려대장경 인쇄본으로 이들은 버렸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본 당국은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이 총책 김씨가 포함된 실행조 4명과 자금책 1명, 운반책 2명, 판매책 2명 등 총 9명으로 조직적인 공모를 통해 문화재를 빼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사전 공모를 통해 조직적으로 문화재를 훔쳐냈다"며 "이들이 훔친 문화재 등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며 달아난 총책의 동생 김씨 등에 대한 수사도 함께 진행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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