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강국 코리아'를 향한 운명의 날이 밝았다.

한국 최초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가 2009년, 2010년 두 차례 실패의 아픔을 딛고 26일 세 번째 발사이자 '우주의 문(門)'을 향한 마지막 도전에 나선다.

2002년 8월 소형위성발사체 개발계획이 확정된 이후 10년간의 꿈의 대장정을 이어온 나로호는 이르면 이날 오후 4시 역사적인 우주 비행이 시작된다.

◇발사 15분 전 '카운트다운'

최종 발사시각은 기상 여건과 충돌가능성 등을 종합 검토한 뒤 오후 1시30분 공식 발표된다. 앞서 한국과 러시아 기술진은 비행시험위원회를 통해 발사준비 상태에 대한 기술적인 확인작업을 거치게 된다.

오전 중 나로호관리위원회를 열어 비행시험위원회의 기술검토 결과와 기상 상황, 우주 물체와 충돌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최종 발사 시각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2009년 1차 발사 때는 7분59초를 앞두고 소프트웨어 오류로 발사가 중지된 바 있으며, 2010년 6월 2차 발사 때는 소방설비 문제로 발사가 하루 늦춰진 바 있다.

나로호는 발사예정일 전날인 28일 1단, 2단(상단) 로켓에 대한 발사 최종예행연습(리허설)을 실시하고 결과 분석을 모두 끝마쳤다.

이날 오전부터 나로호 발사 운용 시스템이 시작된다. 나로호는 발사시각 발표와 함께 산화제(액화산소) 공급을 위한 공급 라인과 탱크를 냉각하고 발사 2시간 전부터 연료와 산화제 주입이 시작된다.

또 발사 20분 전, 최종 발사 여부가 결정되면 15분 전부터 자동 카운트다운에 들어가 발사 3.8초 전에 1단 엔진이 점화되고, 추력이 142t에 도달되면 나로호가 나로우주센터를 이륙하게 된다.

◇'마의 453초' 궤도진입 성공하나

나로호는 이륙 후 20초 간 900m 상공까지 치솟은 뒤 남쪽으로 방향을 트는 킥 턴(kick-turn)을 하게 되며 이륙 54초 후에는 음속(마하 1, 시속 1225㎞)을 돌파하게 된다. 이어 215초에는 고도 177㎞ 지점에서 1, 2단 로켓을 연결한 페어링이 분리된다. 이어 229초에는 1단 엔진 정지명령이 내려지고, 232초에는 1단 로켓이 분리된다.

2단 로켓과 분리된 페어링과 1단 로켓은 각각 2270㎞, 2700㎞ 떨어진, 지리적으로는 필리핀에서 동쪽으로 500㎞ 가량 떨어진 태평양 해상으로 낙하하게 된다. 이후 발사 후 395초에는 2단 로켓의 킥모터가 점화되고, 이어 453초에는 2단 로켓의 연소가 종료되고 큰 문제가 없는 한 나로호는 고도 305㎞ 목표 궤도에 진입한다. 위성 분리는 540초, 이륙 후 정확히 9분 후 이뤄진다.

위성 분리까지 마친 나로과학위성은 고도 300㎞ 지점에서 초속 8㎞의 속도로 타원형을 그리며 지구 주변을 돌며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과학위성과 지상국(대전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과의 첫 교신은 발사 후 약 12시간 후로 예정돼 있다.

성공의 열쇠는 교신성공 여부. 만약 첫 교신이 실패한다면 103분마다 한번씩 지구를 도는 위성과 2차례 더 교신이 가능하며 이 때 교신이 성공하면 나로호 발사 성공이 공식 선언된다. 첫 교신에서는 위성의 고도와 전압, 온도 등을 확인해 위성이 예측한 대로 작동하는지를 점검한다.

하지만 발사 후 위성의 경로 추적에 실패할 경우에는 궤도가 안정화되는 시점인 2일이나 3일이 지난 후 NORAD(북미 대공 방위사령부)를 통해 재추적이 가능하다.

항우연은 "두 차례 실패 경험이 큰 자극제가 됐고 실패요인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꼼꼼한 개선도 이뤄졌으며, 자폭 시스템과 상단부 고전압 장치도 모두 없애 성공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주 대국 러시아와 미국에서도 로켓발사 초기 실패율이 50%를 오르내린만큼 실패 개연성도 배제할 순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지난해 두 차례나 연기된 3차 발사

지난해 10월26일 나로호는 3차 발사를 시도했지만 발사체와 발사대 결합부의 틈이 생겨 고무링이 파손돼 발사를 5~6시간 남겨두고 당일 오전 발사를 중지했다.

이후 한국과 러시아 연구진은 발사과정에서 결함을 보인 어댑터블록을 교체하고 교체품에 대한 기체주입시험, 1단과 상단(2단), 1-2단의 연계상태 점검에서 이상이 나타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약 한 달여 뒤인 지난해 11월29일 다시 발사를 시도했다.

하지만 두 번째 발사 시도도 발사예정시각 16분52초를 남겨두고 추력방향제어기(TVC)용 전기모터펌프 관련 전기박스의 과전류 문제로 발사가 중단됐다.

그 뒤 연구진은 2단(상단)부에 문제를 일으켰던 전자박스를 새 제품으로 교체해 장착한 뒤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시험했고, 과전류가 다시 고장원인이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2단에 전원분배장치를 교체했다.

앞서 1, 2차 때도 나로호는 예정대로 발사되지 못했다.

2009년 8월19일 1차 발사 7분56초를 앞두고 소프트웨어 오류로 발사가 중지돼 6일 뒤인 25일로 발사일을 다시 잡았고, 2010년 6월9일 2차 발사 때는 소방설비 문제로 발사가 하루 늦춰졌다.

항우연은 "발사중지를 실패로 생각할 수 있는데 이는 발사 직전이라도 문제점을 발견해 보완할 수 있는 기회를 한 번 더 얻은 셈"이라며 "결점을 해결한 뒤 발사를 하는 것이 나로호 발사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늘이 도와야' 날씨 영향 없을 듯

발사 당일 구름이 끼어 흐리겠지만, 바람이 약하고 전자장비에 손상을 줄 수 있는 낙뢰 발생 가능성이 희박해 나로호 발사에 날씨로 인한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29일 나로우주센터가 있는 전남 고흥군 봉래면 외나로도에 구름이 많지만, 비가 내릴 가능성은 10~20%로 적다고 예보했다.

나로호 발사에 적합한 기상 조건은 평균 풍속이 지상에서 초속 15m에 낙뢰 가능성이 없어야 한다. 이날 풍속은 초속 3~5m다.

30일 아침 최저기온은 2도에서 낮 최고기온 11도로 발사에 지장이 없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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