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처음으로 성폭행 범죄자에게 '화학적 거세(성충동 억제 약물을 투여하는 약물치료)'를 명령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김기영)는 3일 미성년자 5명을 성폭행 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구속기소된 표모(30)씨에게 징역 15년과 성충동 약물치료 3년, 신상정보공개 10년, 위치추적장치 부착 20년 등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표씨는 중증 성욕과잉장애로 극심한 성적 환상과 행동이 6개월 이상 지속돼 통제가 불능한 상태"라며 "비정상적 성적 행동이나 욕구로 약물 치료를 통해 일정기간 동안 충동의 약화 또는 정상화를 위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표씨는 청소년 피해자들을 강간하고 이를 촬영한 후 이를 빌미로 협박까지 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동종전과로 인한 누범기간에도 불구하고 범행을 저질러 엄중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표씨는 정기적 호르몬 검사를 받게됐다. 3년 후에는 보호관찰소 심의위원회를 통해 표씨의 상태를 재확인하고 치료가 더 필요할 경우 검찰이 재청구 하게 된다.

바리스타인 표씨는 지난해 11월부터 7개월 동안 스마트폰 채팅을 통해 만난 10대 여성 청소년 5명과 모두 6차례에 걸쳐 성관계를 맺으면서 알몸 사진과 성관계 동영상을 찍고 인터넷에 유포시키겠다고 협박해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지난해 8월 '성폭력 범죄자의 성충동 약물치료에 관한 법률' 시행 후 최초로 표씨에 대한 약물치료 명령을 청구했다.

검찰 조사결과 표씨는 성욕과잉장애(성도착증)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법률상 성도착증은 극심한 성적 환상이나 충동이 6개월 이상 지속돼 이를 조절하기 어려운 상태다.

화학적 거세는 16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상습적으로 저지른 성도착증환자(19세 이상)를 대상으로 본인의 동의를 받아 약물을 투여하게 되며 약물 투여 기간은 최장 15년이다.

화학적 거세는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 분비를 방해해 정자 생산이나 발기 능력을 낮추는 '루크린', 'MPA', 'CPA' 등의 약물이 사용된다. 이 약물을 정기적으로 투약하면 남성호르몬 분비가 사춘기 이전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법무부 치료감호심의위원회는 아동 성폭행범 박모(45)씨에게 성도착증 진단 뒤 성충동 약물치료 3년을 명령했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