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사의 '산 증인' 김영삼 전 대통령이 지난 22일 새벽 0시 22분 향년 88세의 나이로 서거했다.
2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오병희 원장이 밝힌 김 전 대통령의 사인은 패혈증과 급성심부전이었다. 김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에는 이날 새벽부터 조문객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김 전 대통령은 1927년 경남 거제에서 태어나 1954년 최연소(26세) 3대 민의원 의원에 당선된 후 9선으로 최다선 의원을 기록했다. 이후 1993년 14대 대통령에 취임, 1998년까지 문민정부를 이끌었다.
김 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가운데서도 공과(功過)가 뚜렷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김 전 대통령은 군대 내 비밀 사조직인 하나회를 척결해 군부독재를 끝냈고, 부정부패를 뿌리뽑겠다며 실시한 금융실명제, 공직자 재산 공개 등은 YS가 아니었으면 하지 못했을 일로 평가받고 있다.
반면 대규모 실업 사태를 불러온 1997년 11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지원, 차남 김현철 씨 등 측근이 연루된 비리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임기 말 지지율이 크게 추락하는 등 지지를 잃었다.
그럼에도 빈소를 찾은 많은 정계 인사들은 김 전 대통령에 대해 '민주화의 산 증인'이라며 추모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정세균 의원은 "민주화에 큰 역할한 대통령", 새누리당 주호영 의원은 "민주화의 상징이자 신념의 정치인",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민주주의 이룩은 큰 공"이라며 김 전 대통령을 추모했다.
SNS에서도 김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글이 이어졌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은 서거일인 22일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고인께서 이루신 업적은 우리 모두에게 영원히 남을 것"이라며 "우리 후배 정치인들은 김영삼, 김대중 두 분이 이룩하신 업적을 기리고 교훈을 잘 새겨 이 나라 발전과 통일을 앞당기는데 노력하자고 다짐한다"는 글을 올렸다.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은 23일 "오늘 국회에 설치된 김영삼 전 대통령의 합동 분향소에 다녀왔다"면서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해 온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내용의 트위터를 올렸다.
여러 단체의 애도 논평도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논평을 통해 "김영삼 전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선진국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에 가입함으로써 한국 경제의 위상을 높였다"며 "경제계는 김 전 대통령의 생전 업적을 기리며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도 22일 "김 전 대통령은 교육기본법, 유아교육법 등 현재의 교육 5법 체제를 완성하는 기틀을 마련했다"면서 "교육 발전에 많은 업적을 남긴 대통령으로 기억한다"는 내용의 논평을 냈다.
한편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장례는 황교안 국무총리가 장례위원장,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장례집행위원장을 맡아 국가장으로 치른다. 영결식은 26일 오후 2시 국회의사당 본관 앞에서, 안장식은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