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의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가 오늘 결정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이날 오후 서울 명동 본점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이경재 이사회 의장은 "18일 이사회에서는 최종 결론을 낼 생각"이라며 "의견이 모아지지 않을 경우 표결을 통해서라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KB금융은 지난 5일 이사회를 열고 ING생명 인수에 관한 보고를 진행했지만 인수에 대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결정을 연기했다.

KB금융에게 ING생명 인수는 향후 악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은행의 수익성을 만회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여겨진다.

특히 ING생명 인수는 그간 "비은행 부문의 수익 비중을 30%로 높이겠다"고 공언해온 어윤대 회장의 핵심 추진 사업이기도 하다. 지난 9월 말 기준 KB금융의 전체 수익 가운데 80%를 은행 부문이 차지하고 있다.

현재 KB금융 이사회는 어윤대 회장, 임영록 사장 등 상임이사 2명과 민병덕 국민은행장 등 비상임이사 2명, 사외이사 9명 등 총 13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비상임이사인 본 리터(Vaughn Richtor) ING은행 아시아지부장은 ING생명 인수와 관련한 표결에 참여하지 못한다.

만약 표결에 들어갈 경우 KB금융의 ING생명 인수는 12명 가운데 7명 이상이 찬성을 해야 가능하다. 결국 이사회의 과반을 차지하는 사외이사의 의중에 따라 결정되는 셈.

애초 KB금융 사외이사들은 보험산업의 낮은 전망성과 지나치게 높은 인수가를 이유로 ING생명 인수에 부정적이었다.

이에 KB금융은 애초 2조7000억원에 달했던 인수가를 2조2000억원까지 낮춰 사외이사 설득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여전히 일부 사외이사는 반대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의 ING생명 인수를 바라보는 금융당국의 시각도 변수로 꼽힌다.

금융감독원은 KB금융 이사회가 열린 지난 5일 어 회장이 지난달 중국 출장에서 술에 취해 사외이사진에게 "ING생명 인수를 왜 못하게 하느냐"며 큰 소리 친 것을 문제 삼아 KB금융 부사장 2명을 불러 경위성 제출을 요구해 찬물을 끼얹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이 사실상 인수반대 입장을 시사한 금융당국의 시선을 무시하고 ING생명을 인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대선을 하루 앞둔 시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듯 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국민은행 노동조합이 사외이사에 "ING생명 인수를 찬성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사회의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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