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최근까지 청와대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수석·비서관·행정관 중 13명이 공직자윤리법에 따른 ‘취업제한기관’에 재취업한 것으로 확인돼 24일 공직자의 도덕적 결함이 제기됐다.
하지만 '취업제한기관'에 재취업한 청와대 퇴직자들의 경우 모두 공직자윤리위의 심사를 통과했지만 대부분 낙하산 또는 전관예우 차원이어서 제대로 된 심사가 이뤄졌는지 의문이 제기됐다.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이 청와대에서 받은 자료와 공직자윤리위의 취업심사 결과 자료를 분석한 결과 박근혜 대통령 당선 이후 청와대에서 근무한 직원 중 수석비서관 4명, 비서관 1명, 행정관 8명 등 13명이 대기업과 대형로펌, 사립대학, 각종 협회 등에 재취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남기 전 홍보수석이 위성방송인 스카이라이프 사장으로, 윤두현 전 홍보수석이 케이블TV방송협회 회장으로 임명됐으며 두 사람 다 언론인 출신의 ‘폴리널리스트’로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로 분류되고 있다.
이어 최순홍 전 미래전략수석은 지난해 8월 LS산전의 상근고문으로 윤창번 전 미래전략수서석은 지난 5월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으로 영입됐다.
최순홍 전 수석의 경우 LS산전에서 'ICT 역량 강화를 위해 영입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최민희 의원은 미래전략수석이라는 청와대 업무와 관련성이 없다면 과연 영입됐을지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윤창번 전 수석의 경우는 청와대에 몸 담기 전 이미 김앤장의 고문을 역임한 적이 있어 '김앤장-청와대-김앤장'이라는 회전문 인사로 이미 비판을 받은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청와대발 낙하산인사’로 볼 수밖에 없는 사례가 대부분이었다.
올해 1월 청와대를 퇴직한 김종필 전 법무비서관의 경우, 지난 5월 현대종합상사로부터 분할돼 새로 신설된 법인으로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는 현대씨앤에프(현대C&F)의 사외이사로 최근 발탁됐다.
이에 최민희 의원은 "대기업이 새로운 사업의 성공을 위해 청와대 출신 인사를 '모셔간'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오창훈 전 선임행정관 역시, 국정홍보비서관실 소속으로 청와대에 들어가기 전 정보통신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지만 KT파워텔의 경영기획본부장으로 채용된 것에 대해, KT가 국가적 사업인 재난통신망 사업을 수주받기 위한 작업의 일환으로 해석된다는 것이다.
또한, 최민희 의원은 이상민 전 행정관의 경우 지난 2월 퇴직한 뒤 지난 8월 아시아드컨트리클럽(아시아드CC)의 상임이사로 영입됐다고 밝혔다.
이 전 행정관의 경우 청와대 근무 당시 평소 알고 지내던 기업의 간부로부터 골프 접대를 받은 사실이 알려져 대기발령 조치를 받자 사표를 낸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골프장 상임이사가 된 것으로 낙하산 인사가 아닐 수 없다는 설명이다.
최 의원은 "어떤 공직자보다도 엄격해야 할 청와대 퇴직 공무원들이 사회 곳곳에 무분별하게 낙하산으로 투하되는 것은 정권을 위해서라도 근절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공직자윤리위 역시 다른 어떤 퇴직 공직자보다 청와대 출신들에 대한 취업심사를 엄격하게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