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I서울보증보험 김옥찬 사장. (사진=KB금융지주)

SGI서울보증보험 김옥찬 사장이 임기 1년만에 돌연 마음을 바꿔 KB금융지주 사장직으로 자리를 옮기는 가운데 잡음이 일고 있다.

21일 KB금융에 따르면 지배구조위원회를 열고 김옥찬 사장을 KB금융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선임했다. 김 사장은 서울보증의 인수인계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다음 달 KB금융의 이사회 보고를 거쳐 최종 선임된다.

김옥찬 사장은 지난 1982년 국민은행에 입행해 30여년 간 'KB맨'으로 근무했다. 국민은행 재직 당시 자금부, 신탁증권부, 싱가포르 현지법인 근무, 관악지점장, 재무관리본부장 등 많은 업무를 맡아 왔지만 보험 관련 업무는 약 4년간 방카슈랑스부장을 역임한 것이 유일하다.

이에 지난해 김옥찬 사장이 서울보증보험으로 자리를 옮길 때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많았다. 서울보증 노동조합은 김 사장에 대해 '낙하산' 인사라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임기가 2년이나 남았지만 KB금융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그에 대해 서울보증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서울보증 관계자는 "전혀 알지 못했다. 언론보도 내용 외에는 알지 못한다. 최근 10년 내에는 이런 적이 없었기 때문에 내부적으로도 당황스러워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김옥찬 사장 선임에 대해 "윤종규 회장을 보좌할 수 있는 적임자로 김옥찬 후보를 선임함으로써 KB손해보험 편입 관련PMI 추진, 증권사 인수 추진 등 KB금융의 비은행 계열사 강화 전략이 한층 더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또한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KB금융 윤종규 회장은 "사장직에 적합한 인물이 나올 경우 선입할 수 있지만 지금은 필요하지 않은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경제개혁연대 측은 "지주사 사장직 신설이라는 중차대한 사안이 아무런 예고나 설명 없이 갑자기 추진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최근 다른 은행지주사에서는 사장직을 폐지하는 것이 추세고, 금융감독당국의 의중인데 굳이 사장직을 신설하는 것은 어떠한 외압이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KB금융지주의 사장직 신설은 대우증권 인수를 포함해 비은행 계열사 관리를 신임 사장이 맡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옥찬 사장의 후임으로 금융감독원 최종구 전 수석부원장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 전 수석부원장은 행정고시 25회 출신으로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 등에 재직하면서 지난 2013년 4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금감원 수석부원장을 지냈다.

이에 경제개혁연대 측은 "KB금융 사태로 물러난 최종구 전 수석부원장에게 자리를 마련해주기 위해 김옥찬 사장을 서울보증에서 밀어내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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