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졸자들의 은행권 채용문은 점점 좁아지는 반면 고졸 채용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내년 전체 신입 행원 규모를 500명수준으로 잡고 있다. 올해 대졸 400명, 고졸 200명을 채용한 것을 감안하면 100명가량 감소한 수치다. 다만 고졸 채용 규모는 올해와 비슷하게 유지될 전망이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정년이 되거나 개인 사정에 의해 퇴사하는 자연 퇴직자가 300명 정도인 걸 감안해 내년 500명가량을 채용할 계획이다. 저수익 점포가 통폐합될 예정이기에 행원을 늘리기는 힘들다"면서 "다만 신입 고졸 행원은 현재 수준을 유지하되 대졸 행원이 크게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내년 2~3월께 상반기(1~6월) 채용 규모를 정할 계획이다. 다만 올해 170명가량 뽑았던 대졸 신입 행원은 내년 축소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

하나은행 고위 관계자는 "올해와 같이 퇴직 직원을 보충하는 수준에서 신입 행원을 선발할 방침"이라며 "내년 초 경기 상황에 따라 대졸 직원이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하나은행은 올해 28명인 고졸 행원 채용을 적극 확대할 방침이다. 이 관계자는 "내년에는 일반 계약직 창구 직원의 비중을 줄이는 대신 고졸 직원을 확대 채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외환은행은 내년 대졸 채용 규모를 올해보다 약 10% 축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올해 173명을 선발한 것을 감안하면 외환은행의 내년 대졸 채용 규모는 150~160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외환은행 고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퇴직자 규모에 따라 채용 규모를 가늠하지만 내년의 경우 퇴직자수에 신입 행원수를 맞추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고졸 행원의 경우 영업점에서의 반응이 기대보다 훨씬 좋다"며 "경영상황 악화로 고졸 채용 확대는 어렵지만 적어도 올해 수준에서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KB, 신한, 기업은행 등 인력 운용에 여유가 없는 일부 은행들은 올해와 같은 수준으로 채용할 방침이다.

국민은행은 올해 220명(대졸 200명·고졸 20명)을 채용했으며 신한과 기업은행은 각각 540명(400명·140명), 602명(492명·110명)을 선발했다.

신한은행 고위 관계자는 "은행 인력이 빠듯한 만큼 채용이 단절되면 타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자연 퇴직자를 감안해 최근 3~4년 수준의 채용 규모를 내년에도 이어 가겠다. 지난해와 올해 대폭 확대 채용했던 고졸 행원 역시 현행대로 유지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국책은행이라 정부로부터 인력 통제를 받다보니 언제나 행원이 부족한 상태"라며 "더구나 시중은행이 신규 대출을 줄일 경우 대출 수요가 기업은행으로 몰릴 수 있기 때문에 채용 규모를 줄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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