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 우주발사체인 '나로호(KSLV-I)'가 오는 29일 오후 4시부터 6시55분 사이 3번째이자 마지막 도전을 위해 하늘로 쏘아 올려진다.

이번 나로호는 5205억원의 예산을 들여 10년 동안 진행해온 개발인 만큼 국민들의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높다.

그러나 과학기술위성을 탑재했던 나로호는 2009년 8월25일, 2010년 6월10일 2차례 발사됐으나 궤도 진입에 실패했고, 연기도 수차례 되풀이되는 등 순탄치 않은 과정을 보냈다.

나로호 개발사업은 독자적 기술로 100㎏급 인공위성을 지구제궤도에 진입시킬 수 있는 기술과 경험을 갖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우선 우리나라는 국제적으로 엄격히 통제되는 발사체 기술을 얻기 위한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에 2001년 3월 가입했다.

2002년 8월 나로호 개발계획을 확정하고, 이듬해 8월 우주센터 건설 기공식을 갖는 등 본격적인 나로호 사업을 시작했다.

2004년 9월 러시아의 발사체 기술을 배우기 위해 한·러 우주기술협력협정을 체결하고, 다음 달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과 러시아 흐루니체프사 간에 한국우주발사체시스템 협력계약을 맺었다.

2006년 10월 한·러 우주기술보호협정이 체결됐으며, 이듬해 우주센터 건축공사와 발사통제동 등이 완공됐다.

2008년 8월 러시아 측 1단 지상검증용기체(GTV)가 인수되고, 상단 비행모델(FM) 총조립과 검사를 마쳤다. 또 국내 기술로 발사체 2단 개발하고, 발사대 시스템 설치를 완료했다.

2009년 발사대 시스템 성능시험과 1단 로켓 최종 연소시험을 거친 뒤 드디어 같은 해 8월25일 힘차게 나로호 1차 발사를 시도했다.

하지만 이륙 후 216초께 위성을 둘러싼 덮개인 페어링 한쪽이 정상적으로 분리되지 않아 후 540.8초 만에 실패로 끝났다.

1차 발사 실패 원인 분석을 위해 5개월 간 총 13회의 나로호 발사조사위원회와 25회의 페어링 전문조사 TF팀 회의를 열고, 5200여건의 문서를 검토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페어링분리 전압시스템을 고전압에서 저전압으로 변경했고, FSDU가 양쪽 페이링 분리화약을 모두 기폭 할 수 있도록 회로를 보완토록 한 뒤 2차 발사 준비에 들어갔다.

2010년 4월 러시아에서 1단 로켓을 국내로 들여오고, 두 달 뒤인 6월9일을 2차 발사일로 정했다. 그런데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준비를 하다 급작스런 소방 문제로 다음날로 발사를 연기했다.

예정대로 10일 2차 발사가 이뤄졌지만 136.3초에 1차 진동이 발생한 뒤 약 1초 만인 137.3초에 내부폭발로 인한 2차 진동으로 교신이 끊기면서 실패로 결론이 났다.

한국과 러시아는 2차 발사 실패원인을 찾기 위해 양국이 각각 전문가 13명으로 구성된 공동조사단을 꾸려 운영했지만, 실패원인에 대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한국 측은 1단 추진시스템 이장작동으로 1·2단 연결부 구조물과 산화제 재순환·공압라인 등이 부분파손됐다고 주장한 반면 러시아는 상단 비행종단시스템(FTS)의 오작동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두 나라가 지적한 내용을 모두 실패 원인으로 인정해 항우연은 3사 발사 때는 단분리·추진기관시스템의 정상적인 작동을 위해 발사체 전체를 철저히 검사하고, FTS의 화약장치를 제거키로 했다.

2011년 12월 항우연과 흐루니체프사는 나로호 3차 발사를 추진키로 합의했다.

이듬해 1월 3차 발사 종합점검단은 활동에 들어간 뒤 비행용 저전압 페어링 기폭장치 제작하고, 비행용 상단 탑재부(VEB) 비행수락 검증시험을 마쳤다.

3월, 5월, 8월 3차례에 걸쳐 1차 발사의 실패원인이었던 페어링 분리시험을 수행하고, 지난달 러시아에서 나로호 1단을 나로우주센터로 이송을 완료했다.

이후 연구진은 나로 과학위성, 고체 킥모터, 페어링 등 나로호 상단의 주요 부품들의 조립을 완료한 후 1단과 전기적·기계적으로 결합했다. 이와 함께 각종 연계 시험·전기 점검·탑재 배터리 충전 등의 작업을 진행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9월 나로호 3차 발사예정일을 발사 가능기간의 첫 날인 10월 26일로 설정하고, 같은달 27~31일을 발사예비일로 정했다가 26일을 최종 발사일로 결정했다.

하지만 발사를 약 5시간 앞둔 26일 오전 헬륨가스 주입연결부위의 고무링이 파손된 것을 발견해 발사를 중단하기로 했다.

교과부와 항우연은 고무링 파손이 발사체와 발사대 연결 부위에 틈이 생겨 발생한 것으로 결론내고, 모스크바에서 발송한 어댑터 블록 대체부품으로 교체했다.

이후 한·러 연구진은 11월 29일을 발사기준으로 결정하고, 발사예비일을 30일부터 12월5일로 다시 정했다.

발사준비를 마친 나로호는 24∼25일 발사운용 예행연습(Dry-run)을 실시하고, 발사예정일 이틀 전인 27일 발사체조립동에서 발사대로 옮겨져 하늘을 향해 우뚝 섰다.

발사 하루 전인 28일에는 최종 예행연습(리허설)을 하고, 리허설분석결과와 기상상황 등 특별한 이변이 없으면 나로호는 29일 오후 우주를 향해 날아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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