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25일 국회의원직을 사퇴하는 등 이번 18대 대선에 임하는 비장한 각오를 드러낸 가운데 향후 대선 정국에서 박 후보가 어떤 전략을 사용할지 관심이 쏠린다.

새누리당의 대선 접근법은 크게 두가지로 나뉠 수 있다. 박 후보의 개인전과 당 차원에서의 지원전을 통해 지지세력을 확보하고 중도층을 공략하는 것이다.

박 후보는 오는 27일 공식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되면 본격적인 지방유세에 나서기로 했다.

또 새누리당은 모두 22일에 달하는 선거운동기간에는 신문·방송 광고를 비롯, 전화·인터넷을 활용한 선거운동 등 모든 방식을 총 동원해 박 후보의 '약속을 지키는 박근혜 후보' 이미지를 알린다는 계획이다.

이와함께 당 지도부는 이번 대선에서 야권 후보로 선출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겨냥해 검증 공방을 강화해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발언 의혹과 법무법인 부산의 부산저축은행의 사건 과다수임 논란 등이 대선 정국에 또 다시 도마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말바꾸는 정당' 프레임 만들기 전략

새누리당의 대선 전략은 크게 3가지로 알려졌다. ▲이명박 대통령 공격하지 않는다 ▲지킬 수 있는 약속만 한다 ▲언론의 자율성을 인정한다 등이다.

박선규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현안 브리핑을 같고 '박 후보의 위험한 실험'이라는 대선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이중 눈여겨봐야할 대목은 '지킬 수 있는 약속'이란 전략이다. 이는 야권을 겨냥한 방침으로 박 후보는 지난 4·11 총선때와 마찬가지로 민주당을 말바꾸기 정당으로 규정한 뒤 몰아세울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은 이익에 눈이 멀어 자신들이 집권했을 때 시작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제주해군기지 건설 등을 백지화 시키려는 정당'이란 이미지 만들기에 열을 올렸고 실제로 효과를 보기도 했다.

이 때문에 박 후보는 이번 공식선거운동 기간에도 '민주당=말바꾸는 정당, 박근혜=약속을 지키는 후보'라는 프레임 만들기에 최선을 다할 것으로 관측된다.

◇보수세력 결집 이뤄질까…이재오 나경원 합류 관심

박 후보의 국민대통합행보와는 별개로 당 차원에서는 보수세력의 결집을 유도하기 위해 사활을 건 물밑전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의 합당,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총재의 박 후보 지지를 선언 등은 이같은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친이계 좌장으로 불린 이재오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 등도 박 캠프에 조만간 합류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단 한표가 아쉬운 대선에서 이들의 캠프 합류는 분명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계산 때문이다.

박 후보측 관계자도 "대선 정국에 들어서면 캠프 차원에서의 권유가 더 이뤄질 것이고 그러다보면 이 의원과 나 전 의원 등도 캠프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키도 했다.

새누리당은 이 같은 보수세력 결집을 통해 전통적 지지기반인 보수층을 감싸고 남은 기간동안 젊은 층 유권자와 중도층 유권자를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안 후보 지지층 보듬는 등 중도층 공략

특히 새누리당은 박 후보와 문 후보간 일대일 양강 체제로 대선 구도가 재편됨에 따라 향후 안 후보 지지층 보듬기에 나서는 등 중도층 공략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새누리당은 '안철수 신드롬'에 정치쇄신을 바라는 국민들의 열망이 담겨 있었다고 의미를 부여하는 등 안 후보를 한껏 치켜세우는 듯한 모습이다.

그러면서 단일화 협상의 잡음부터 안 후보 사퇴에 이르기까지 모든 책임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민주당에게 돌리기 시작했다.

박근혜 후보는 전날 오전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다일공동체의 '밥퍼 행사'에 참여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번 결과는 문 후보와 민주당 구태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안 후보가 구태의 벽을 넘지 못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정치권의 이런 모습에 국민들이 참 혼란스러워 하시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저는 국민이 바라는 변화를 실현하고 바로 선 정치를 구현하는 것을 중요한 가치로 생각해 반드시 실천하겠다"며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안형환 대변인도 안 후보가 사퇴한 후 논평에서 "안철수 현상을 통해 나타난 정치쇄신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존중한다"며 "안 후보는 그러한 열망에 따라 험난한 정치판에 뛰어들었다"고 안 후보 측을 치켜세웠다.

특히 "우리는 안철수 현상을 통해 나타난 많은 국민들의 바람을 존중하고 이를 실현하려 했던 분들의 실망과 허탈감을 이해한다"고도 했다.

새누리당은 향후 남은 공식선거운동기간 안 후보가 구태 정치의 표본인 민주당의 벽에 가로막혀 사퇴하게 됐다는 점을 부각함과 동시에 민주당과의 차별화 전략을 사용키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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