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판에서 "스태프가 밥상을 차려놓으면 저는 그저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됐던" 영화배우 겸 뮤지컬배우 황정민(42)이 뮤지컬 바닥에서는 밥상을 차렸다.

황정민은 20일 "친구들(배우와 제작진과) 함께 밥상을 차렸다"며 뮤지컬 '어쌔신'을 통해 연출가로 데뷔하는 소감을 밝혔다.

"제가 연출가로 나섰지만 다 같이 아이디어를 내는 등 공동으로 작업한 작품이에요. 진수성찬을 차렸다고 생각하는데 관객들이 어떻게 드실 줄은 모르겠어요."

연출가를 선장에 비유하면서 "배가 바다에 떠 있어야 하는데 배가 산으로 가면 안 된다"고 동료들과의 공동작업임을 거듭 강조했다.

예전부터 연출을 하고자 하는 마음은 있었다. "대학 때 연극을 연출한 경험이 있었는데 다같이 즐겁게 작업할 수 있었죠. 이번 작품은 하늘이 주신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쌔신'은 1800~1900년대 미국 대통령 암살을 노린 인물들을 모티브로 삼은 작품이다. 탄탄한 이야기와 개성 강한 캐릭터, 음악적 예술성 등이 결합된 미국 작곡가 스티븐 손드하임(82)의 대표작 중 하나로 손꼽힌다.

'오페라의 유령' '캣츠' 등을 작곡한 영국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64)와 세계 뮤지컬계 양대 산맥으로 통하는 손드하임이 '암살자'라는 주제를 사실과 가상을 혼합해 재치있게 해석했다.

황정민은 처음에 미국 대통령 암살이라는 주제가 생소했다. 그러나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등장인물들의 고뇌와 외로움을 보면서 연민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2004년 브로드웨이에서 첫선을 보였다. 연출상, 주연배우상 등 토니어워즈 5관왕, 베스트 리바이벌 뮤지컬상과 조명상 등 드라마 데스크 4관왕을 차지했다. 국내에서는 2005년 초연한 뒤 2009년 공연했으며 이번이 세 번째다.

황정민은 가필드 대통령 암살 미수범 '귀토'를 맡아 연기도 한다. 뮤지컬배우 박성환이 같은 역을 번갈아 연기한다. 뮤지컬배우 정상훈이 닉슨 대통령 암살 미수범 '비크'다. 뮤지컬배우 최재림과 공연계의 블루칩 강하늘이 존 F 케네디 대통령을 암살한 '오스월드'와 '발라디어'를 연기한다.

황정민의 부인이자 뮤지컬배우 출신인 김미혜(42)씨가 대표인 샘컴퍼니가 제작했다.

2012년 2월3일까지 볼 수 있다. 뮤지컬배우 최성원, 박인배, 윤석원, 이승근, 이상준 등이 함께한다. 4만~8만원. 02-6925-5600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