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우리 군은 서북도서 방어와 북한군의 위협에 대비해 전력보강 계획을 수립, 화력을 집중 배치하고 감시 장비 등을 새롭게 확보했다.

하지만 일부 장비는 다른 지역의 전력을 빼내 돌려막기를 했거나 일부 핵심장비의 도입은 여전히 답보상태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평도 포격 도발 2주기를 앞두고 연평도를 포함한 서북도서 지역의 군 전력은 2년 전과 비교할 때 서북도서방위사령부 창설과 함께 크게 향상됐다.

해병 6여단이 서방사 예하로 재편되면서 연평부대 등에 병력 1000여명이 추가 배치됐다. 북한군의 위협에 방어적이었다면 지금은 도발원점은 물론 지원세력까지 타격하는 공세적으로 바뀌었다.

이러한 작전 개념의 변화는 각종 화력의 증강과 집중으로 가능하게 됐다. 포격 도발 당시 가장 큰 위협이었던 북한군의 해안포와 장사정포를 타격할 수 있는 무기와 장비 등이 대폭 보강됐기 때문이다.

2년 전 6문에 불과했던 K-9자주포는 현재 3배인 18문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신속한 탄약 보급이 가능한 K-10 탄약운반차도 배치됐다.

130㎜ 로켓 36발을 불과 십여 초 만에 발사할 수 있는 다연장로켓 '구룡'도 연평도에서 적을 겨냥하고 있다. 사거리 10㎞의 단거리 지대공 미사일인 '천마'를 비롯 AH-1S 코브라 공격헬기도 새롭게 배치됐다.

여기에 연평도 포격 당시 정상 작동하지 않아 군의 초기 대응에 어려움을 준 대포병탐지레이더(AN/TPQ-37)를 보완해 '아서(ARTHUR)'급 대포병레이더와 대당 50억원이 넘는 음향표적탐지 장비 '할로(HALO)'도 적의 도발 위협에 대비하고 있다.

하지만 그 동안의 전력 증강은 군 전체로 봤을 때 추가 배치의 개념이라기 보다 기존 전력을 활용한 전력 재비치의 성격이 강하다.

서북도서에 증강 배치된 K-9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차, 다연장로켓 등은 육군 전력을 재배치한 것으로 이로 인해 수도권 어딘가는 전력 공백이 불가피하다.

또 북한군 공기부양정의 기습 침투에 대비해 배치한 AH-1S 코브라 공격헬기도 재배치한 것으로 해상 작전에 한계가 있다.

당초 연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던 핵심 전력 보강도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북한군 동향을 파악할 전술비행선과 해군 정보함인 '신세기함'에 배치될 무인정찰기(UAV)는 전력화가 연기됐다.

갱도진지에 있는 해안포를 정밀타격할 수 있는 '스파이크' 미사일은 내년에나 전력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야 연속 광학카메라와 레이더 등을 갖춰 지상 10㎞ 상공에서 북한지역을 감시할 전술비행선은 현 감시체계를 보완할 핵심 장비로 꼽히지만 기종 선정이 미뤄졌다.

백령도와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활동 중인 해군 정보함에 영상 촬영거리가 늘어난 개량된 무인정찰기(UAV)를 배치하는 사업도 올해 안에 완료될 예정이었으나 구형 장비에 대한 성능개량 대신 신형장비를 전력화할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계속해서 사업이 연기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도입하려 했던 이스라엘에서 만든 스파이크 미사일은 현재 시험 평가도 마치지 못했으며, 효용성에도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여기에 국방부가 추진 중인 군 상부지휘구조 개편에 따라 합참의장으로부터 지휘 권한을 위임 받은 서방사령관의 권한이 축소될 수도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서북도서에 대한 도발 위협이 사그라들지 않는 상황에서 서북도서 전력증강 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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