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인공관절 전문 정형외과 의사이자 미국의 통일활동가 오인동 박사가 최근 북한에서 인공고관절 제작 기술을 전수한데 이어 서울서 순회강연을 마쳐 관심을 모으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거주하며 지난 10년 간 여러 차례 북한을 방문, 첨단의학에 속하는 인공고관절 제작 기술과 최신의 수술법을 전수해온 오 박사는 이번 방북에서 북한의 김용진 내각부총리로부터 명예의학박사 학위를 받아 눈길을 끌었다.

오인동 박사는 인공고관절 수술에 관한 최고 전문가로 자신이 직접 고안한 고관절의 특허를 보유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러나 정작 오 박사가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조국의 미래를 위한 ‘분단 종식’이다.

그는 경제를 매개로 한 ‘남북연합방’을 설득력 있는 논지로 제안하는 글을 주요 매체에 꾸준히 게재하고 있다. 6·15 해외측 공동위원장으로 조국 통일을 위한 활동에 헌신하는 오인동 박사는 12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평양 방문의 소회와 평양의 달라진 풍속도, 최근 제안한 남북연합방에 관한 견해를 뜨거운 열정으로 피력했다.

로마자 통일국호 ‘Corea Republic’을 남과 북에 제안하기도 한 오 박사는 저서로 '꼬레아 Corea , 코리아 Korea', '통일의 날이 참다운 광복의 날이다', '평양에 두고 온 수술가방' 등이 있다.

다음은 오인동 박사와의 일문일답.

- 북한에 가게 된 배경은

“2009년부터는 매년 민족과학기술위원회와 해외동포위원회의 초청으로 방문하게 됐으며 김일성종합대학 평양의학대학 병원에서 수술법을 전수하기 위해 지난 10월27일부터 11월3일까지 방문했다. 1992년에 첫 방문을 한 이후 정기적으로 학술교류와 수술법 전수를 하고 있다.”

- 어떤 환자들을 수술했는지.

“인공고관절과 인공무릎 관절치환 수술 대상 환자 여러 명에 대한 진찰과 치료에 대한 토의를 했고 수술은 5명이었다. 현지 의료진은 평양의대병원 정형외과과 외상외과 과장과 연구실장들, 각부 과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수술법을 전수했다.“

- 이번에도 수술 도구들을 기증했나?

“새로운 수술 도구와 인공관절기를 기증하고 돌아왔다.” (오인동 박사는 북한의 의료기술 발전을 위해 평양 방문 때마다 인공고관절과 무릎관절 수술 도구들을 기증하고 있다. 2010년 출간한 ‘평양에 두고온 수술가방’이란 저서의 의미도 그것이다.)

- 꾸준히 수술법도 전수한만큼 북한의 의료 기술도 달라졌을것 같은데.

“인공관절기 자체 제작을 독려해서 지금은 시제품들이 제작되어 제한적 숫자의 환자에게 시술되고 있다는 점이 매우 고무적이다. 미국산 인공관절기는 매우 고가여서 반드시 자체 제작이 필요하다.”

- 병원 시설은 어떠한가.

“많이 부족하지만 병원 내부나 외부 모두 매년 개선되고 있다. 수술실 환경도 좋아지고 확장됐다. 재외동포 의사들의 방문과 봉사는 북 의료계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꾸준히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의료봉사자로서 또 동포로서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 이번에 명예 의학박사를 받았는데.

“북에서 박사나 명예 박사 학위는 어느 대학이 주는 것이 아니고 국가 차원의 일이다. 즉 국가학위학직수여위원회가 추천된 대상자를 심사 결정해 위원장인 내각 부총리(부수상)가 수여하고 있다. 10월30일 박사 수여식도 대학이 아니라 만수대의사당(국회의사당)에서 열렸다. 제 경우는 교육상을 역임한 김용진 내각 부총리로부터 메달과 명예박사장을 받았고 국가학위직수여위원회 강천흠 서기장, 의대병원장을 비롯한 과장급 선생들과 민족과학기술위원회. 해외동포위원회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소감 연설을 했다.”

- 소감이 남달랐을것 같다.

“지난 세월 북녘 의학의 중추인 평양의학대학을 통해 의료계를 도와 온 점에 대한 그들대로의 고마움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학위가 필요한 사람은 아니지만 이 학위를 고맙게 또 영예스럽게 받았다. 미국 시민인 재외동포로서 물론 두려움 없이 떳떳하게 받았고 이런 사실을 숨겨야 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했다. 하여 북의 로동신문과 조선중앙TV에 보도됐다고 들었다. 어서 남북이 서로 이런 업적들을 나누는 2013년이 되기를 바란다.”

- 김정은 정권 이후 처음 가본 평양은 어떠했나.

“평양 만수대 앞 원형의 인민극장은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는 공연장이라 들었고 창전거리에 세워진 초고층 살림집(아파트) 건물들에 각종 봉사 시설이 들어섰다. 곳곳에 들어선 놀이공원, 위락시설, 역사를 되돌아보게 한 광대한 민속촌 등 1년 새 확 달라졌다는 느낌이었다. 굽 높은 구두 신은 여성들, 밝아진 옷 색깔의 행인들의 활발한 발걸음이며,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다니는 어린이들의 모습은 나를 놀라게 했다. 깨끗한 식당이며 현대식 슈퍼마켓도 들어섰는데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마트같은 곳이었다. 중국 제품들이 꽤 많이 눈에 띄었다. 한 해 동안에 세워진 건물들을 보며 졸속 공사의 두려움을 말했더니 우린 '천년 보장'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더라.”

- 그동안 남북 평화체제를 구축해 분단 비용을 남북 경제공동체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는데.

“남은 자본이 있고 북은 토지와 자원이 있다. 남북 모두 기술과 인력이 풍부하다. 겨레의 이 자산을 이용해 경제공동체 운영을 해야 한다. 금강산과 설악산, 평창을 연결하는 관광단지로 수익을 올릴 수도 있다. 철조망 뚫고 섬 아닌 섬에서 탈피해 남북 종단열차가 중국·시베리아 횡단 열차로 이어져 미·일 해양권과 중·러·유라시아 40억 인구의 물류 중심이 됨으로써 운송비용 절감과 통과료 수입도 추가 된다. 지정학적 침탈만 당한 이 겨레가 이제부터는 지경학적 이점을 활용할 때이다. 어서 남북이 ‘연합방’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 ‘연합방’의 정확한 의미는 무엇인가.

“남이 제안한 국가연합과 북이 말하는 낮은 단계의 연방이 공통성이 있다는 6·15선언에 따라 남북의 현 체제와 정부를 유지한 채 평화적으로 교류·협력·왕래하면 ‘사실상의 통일’을 이루는 것이나 같다. 이렇게 평화체제를 구성하면 남과 북의 분단 유지 비용을 줄여서 우선 낙후된 북녘 기본시설 확충에 투자하고 자연히 방대한 산업인력이 필요하게 된다. 이를 위해 남북 모두 15만∼20만 수준으로 군대를 줄여야 한다. 남에서 전역된 50만 명이 직업에 종사하면 국내총생산(GDP) 2%, 200억 달러 국가실질소득을 추가하게 된다. 북녘 기본시설 자재와 북 인민소비품의 80%를 남에서 생산 조달하게 되면 GDP 5.6%, 560억 달러가 또 증가한다. 연합방 경제는 쪽박이 아니라 대박이다.”

- 현재 북·중, 북·러 간 경제협력을 어떻게 보나

“남녘 정부가 북을 중국에 교류·개방하도록 내몰았다. 그래서 북·중 간 교역이 2010년 28억 달러에서 올해 100억 달러로 늘었다. 중국은 신 압록강 대교, 위화도, 황금평 등 북한과의 경협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는 북한 채무 110억 달러를 탕감해주면서 부동항을 확보하기 위해 나진·선봉 자유무역지대로 진출하고 있다. 남은 북과 동북아의 막대한 경제영토를 무서운 속도로 잃고 있다. 하루빨리 연합방경제를 제도화해 북과 동북아시아의 거대한 경제 영토를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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