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라면' 등 상상을 초월하는 엽기 요리로 아들에게 '집밥 트라우마'를 안겼던 '융드옥정' 김옥정 목사와 하하(33)가 치열한 요리 대결을 펼치는 QTV '죽 쑤는 여자 죽지 않는 남자'가 주목받고 있다.

MBC TV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요리 못하는 엄마'라는 캐릭터를 구축한 김씨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게스트가 아닌 호스트로서 자신의 '끼'를 발산하고 있다. 매회 기상천외한 '자연주의' 요리를 선보이고 있는 김씨와 이런 엄마를 이기겠다고 기를 쓰며 대결에 임하는 아들의 모습이 재미있다는 반응이다.

"34년 간 어머니 음식을 먹고 살았습니다. 중학교 때까지 집밥만 먹다가 친구네 밥을 먹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큰 충격을 받았죠. 방송에서 어머니를 재밌게 얘기하다보니 이런 프로그램까지 하게 됐는데요. 과장이 아니라 실제로 고두밥을 해서 먹지를 못해요. 이렇게 말하는게 죄송스러운 마음도 크지만 그 대신 어머니도 연예계에 입문하셨고 본인이 프로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제가 밥을 잘 못해서인지 하하가 중학교때까지 얼굴에 버짐이 폈어요. 그러다보니 비타민 라면이라는 메뉴를 만들게 됐답니다. 저희 집 근처의 나무가 왜 이렇게 잘 자라나 했는데 우리 아이들이 엄마가 해주는 밥을 다 뱉어서 영양분이 됐나봐요. 하하하."

아무리 맛 없는 음식을 만들어 낸다해도 명색이 요리 프로그램이다. '죽남죽녀'를 통해 김씨의 조리 솜씨도 많이 늘었다.

"이번 추석에 엄마가 만든 갈비찜을 끝까지 먹었다는게 기적이죠. 15년 전에 본인이 한 갈비찜을 드시고 뱉는 모습을 봤는데 말입니다. 소고기는 열을 가할수록 더 질겨진다는 것을 어머니가 이제야 터득하신 것 같아요. 그래도 이번에 만든 것은 부드럽게 넘어가기는 해요. 이제 밥 물도 잘 맞춰서 더 이상 전자레인지에 데워먹는 레토르트 밥은 먹지 않아도 됩니다."

모자지간의 경쟁인데 왠만하면 봐 줄 만도 하건만, 이들의 대결은 한 치 양보도 없다. 치열하게 승부를 겨루지만 가족 간의 정은 더욱 돈독해졌다.

"아들이 방송 활동을 시작하면서 대화를 많이 하지 못하게 된 것이 사실입니다. 요즘은 요리를 통해 서로 친밀감을 더 많이 느끼게 된 것 같아요."

"승부욕이 강한 건 엄마 피를 그대로 물려받았어요. 큐 사인이 떨어지면 승부욕에 발동이 걸리죠. 녹화가 끝나고 난 후에도 (감정이 남아서) 억지 미소를 지으면서 각자 가야할 곳으로 떠나기도 하죠. 하지만 프로그램을 통해서 엄마와 정이 더 쌓이고 있어요."

연예인의 가족으로서 방송에 노출되는 사람도, 가족이 험한 방송계에 발을 들여놓는 데 일조한 사람도 편할 리 만은 없다. 너무나도 사적인 두 사람이 함께 방송을 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다. 특히 하하는 연예계의 고단함을 어머니보다 먼저 체득한 '선배'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엄마잖아요. 엄마가 상처받을까봐 걱정이 됐죠. 본인이 의도한대로 흘러가기 힘든 것이 방송이니까요. 저 몰래 예능프로그램 '세 바퀴'에 나가서도 몇 마디 못해 그만하시라고 여러 번 말했고요. 그런데 스스로 재밌어 하고 즐기세요. 처음에는 걱정이 됐지만 지금은 방송인 동료로서 잘 지내고 있어요."

"저는 부담이 없어요. 부담을 갖고 할거면 안 할 겁니다. 저는 재밌어야만 일을 하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프로그램에 제 에너지를 많이 쏟아붓고 있어요. '세바퀴'는 아들 몰래 나갔기 때문에 긴장이 됐고 여럿이 하는 프로그램이잖아요. 치고 들어가면 되는데 예의를 지키느라 몇 마디 못했어요. 지금은 치고 들어가야 할 때를 조금은 알 것 같지만 예능은 많이 하지 않을테니 아들은 걱정하지 말아요."

김씨의 트레이드마크는 '융 드레스'다. '무한도전' 출연진은 융 드레스를 즐겨 입는 김씨에게 '융드옥정'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죽녀죽남'에서도 융 드레스는 어김없이 등장한다.

"연예인 협찬은 안 받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의상이죠. 그날 기분에 맞춰 직접 콘셉트를 정해요. 드레스 룸에 (융 드레스가) 많아요."

"조영남 선생님도 안경을 하나만 끼는 것이 아니잖아요. 같은 모델 하나가 아니라 비슷한 모양으로 수 십 가지를 가지고 있거든요. 우리 엄마도 마찬가지입니다. 융으로 된 옷이 굉장히 많아요. 커튼까지 융일 정도니까요."

이들 모자와 미녀 푸드스타일리스트 최정민(30), 하하의 친구 박근식(33), 새롭게 합류한 개그맨 윤진영(30)이 함께하는 '죽녀죽남'은 화요일 밤 11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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